南 김관진 실장 "지뢰 도발 사과·책임자 처벌"-北 김양건 비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남북이 11시간 만인 23일 오후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다.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4시 15분까지 이어진 '밤샘 마라톤협상'에서 남북은 일단 강한 협상의지를 확인했지만, 해법 도출을 위한 각론에서는 팽팽히 맞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협상을 재개함으로써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에 대한 선사과를 요구하는 우리 측과 확성기 방송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측의 입장이 팽팽해 접점을 찾지 못했음에도 남북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장관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노동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 간 고위급 접촉을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재개한 것은 대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우리 군에 대해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밝힌 시한(전날 오후 5시)을 즈음해 남북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데다, 1차 접촉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대화를 지속하기로 함으로써 우려했던 군사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추가 접촉은 양측이 첫 접촉에서의 쟁점에 대해 각각 내부 조율을 거친 뒤 이뤄진 만큼 위기상황이 지속돼 남북 간 충돌로 이어질지, 극적으로 대화국면으로 전환될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남북 간 입장 차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전날 10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협상에서 북측은 이번 위기의 원인이 된 북한의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도발과 20일 DMZ 인근에서의 포격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 방송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위기 해소의 출발은 북측이 우리 측 부사관 2명에게 큰 부상을 입힌 지뢰 도발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로서는 다른 대화 주제를 다루기에 앞서 지뢰 도발은 물론 북측의 포격 도발에 대해서도 북측의 성의 있는 입장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북측이 요구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의 지뢰 도발로 방송을 재개한 만큼 지뢰 도발에 대한 북측의 성의있는 태도 이전에는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팽팽한 입장차에도 극적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측 입장에서는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이 절실하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측이 체제를 심각히 위협할 수 있는 대북 심리전 방송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부터 '방송 중단'의 특명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도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북측의 추가 도발 억제를 통한 긴장 완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측이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유감 표명을 할 여지는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그리고 지뢰 도발에 대한 해법은 일단 미룬 뒤 북측은 전방지역에 대한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단기적으로 중단하면서 일단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추가 고위급 접촉 일정을 잡는 우회로를 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남북이 어렵게 마련한 최고위급 접촉에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남북 간 군사충돌 위기는 브레이크가 풀린 채 다시 일촉즉발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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