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소금/ 정종영 지음/ 파란자전거 펴냄
우리는 염전이라고 하면 흔히 서해안의 '천일염'을 떠올린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유입된 천일염보다 앞서 생산돼 온 '자염'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닷물을 염전에 가둬 햇빛을 증발시켜 거두는 천일염과 달리, 자염은 바닷물을 끓여 얻는다. 소금은 서해안뿐 아니라 동해안에서도 생산됐다. 넓은 갯벌이 있어 염전을 만들기 좋은 서해안과 달리 모래사장이 많은 동해안에서 생산하기 적합한 소금이 바로 자염이었다.
경북 영덕 영해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자염 생산지였다. 등짐장수들은 영해산 자염과 함께 자염에 절인 동해산 고등어를 내륙에 가져다 팔았는데, 바로 '안동 간고등어'다. 영해에서 안동 임하 챗거리장터까지 '소금길'이 형성됐다.
이 책은 자염을 소재로, 또 소금 길을 배경으로, 소금에 인생을 건 소년 여만의 이야기를 그린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시장에 땔감을 내다 팔며 어렵게 살던 여만은 어느 날 어물전에서 우연히 본 소금의 매력의 빠져든다. 버려진 모래투성이 소금을 가져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자염 생산에 성공한다. 그러나 당시 소금은 국법에 따라 허가받은 이들만 생산할 수 있는 물품이었다. 결국 소용돌이에 휩쓸린 여만은 소금 도둑 누명을 쓰고 마는데….
저자는 풍부한 현장 답사, 자료 조사, 전문가 인터뷰로 이야기의 사실감과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힘썼다. 책 뒤편에서는 전통 자염 생산 과정도 소개한다. 208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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