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종 42% "기초고용질서 몰라서 위반"

입력 2015-08-19 01:00:01

근로계약서 미작성·임금 미지급 등

대구 동구의 한 편의점은 올 4월 입사한 직원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계약서 사본을 주지 않았다가 최근 노동청 점검에서 이 사실이 적발돼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편의점 측은 "직원이 따로 달라고 하지 않아 계약서를 주지 않았는데 이것도 위반인지 몰랐다"며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은 이런 기초고용질서를 일일이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에 기초고용질서를 지키지 않는 서비스업종 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의 소규모 영세 사업자 상당수가 퇴직자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노동관계법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올 5월부터 3개월간 지역의 5개 업종(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제과제빵, 서양식음식점) 420개 사업장을 점검한 결과 41.9%(176개)가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반 법령별로는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이 89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재직자 임금 미지급 72건(133명), 퇴직자 임금 미청산 30건(86명)이었으며 최저임금에 미달한 경우도 25건이나 됐다.

업종별로는 커피전문점의 기초고용질서 위반율이 45.5%로 높게 나타났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 대상인 5개 업종은 아르바이트생과 청소년이 많이 몰리는 곳인데다 특히 영세 사업장이 대부분이어서 근로자가 기본적인 노동법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주 역시 기초고용질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했다.

지난달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전국 24개 지역에서 청소년 아르바이트가 많은 음식점, 제과점 등을 대상으로 기초고용질서 준수 여부를 점검했을 때도 대구의 위반율은 37.5%로 부산, 광주, 대전, 울산보다 높았다.

최기동 대구고용노동청장은 "노무관리가 취약한 소규모 영세 사업장의 기초고용질서 준수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주유소와 미용실 등 기초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는 취약업종 15개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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