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숲 웃음꽃…대구 도심 학교 26곳 조성 인기

입력 2015-08-14 07:31:40

학생엔 친환경 학습 공간·주민엔 무더위 쉼터

도심 곳곳 학교에 조성된 명상숲이 학생과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13일 대구 명덕초등학교 명상숲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도심 곳곳 학교에 조성된 명상숲이 학생과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13일 대구 명덕초등학교 명상숲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3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남산1동 명덕초등학교.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벤치 두 곳에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벤치 옆 화단에는 소나무, 청단풍, 맥문동 등 나무와 키 작은 꽃들이 어우러져 운동장 한편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최유연(77) 씨는 "이곳이 생기기 전까지는 여름철 무더위를 피할 곳이 없어 동네 친구들과 바깥에서 오랫동안 앉아 이야기를 나눈 적이 별로 없었다"며 "얼마 전 메르스로 학교 출입이 통제됐을 때는 동네 어르신 모두 모일 장소가 없어 아쉬워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도심 학교에 조성된 명상숲이 학생과 동네 주민들의 쉼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친환경적인 학습 공간을 제공하고, 인근 주민들에게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피하기도 좋아 밤만 되면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명상숲은 대구시가 도심에 녹지 공간을 확충하고 학생들에게는 자연체험학습의 기회를 주고자 2010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명상숲을 학교에 조성하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적고 추진 과정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도심에 새롭게 녹지 공간을 만들려면 부지 매입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학교는 교육청과 구청 등 행정기관끼리 협의만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

명상숲은 500㎡(150평) 규모로 학교별로 나무, 꽃, 화초 등 10여 종류의 식물들로 조성한다. 대구시는 매년 초 구'군별로 현장심사를 하고 산림청으로부터 국비를 확보하면 이듬해 상반기 중으로 공사를 마무리한다.

명상숲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해당 학교의 관심도다. 학교를 둘러싼 동네와 교내에 녹지공간이 부족한 곳을 우선으로 선정하지만, 숲 조성 후 식물 생육 관리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해당 학교의 관심과 의지가 필수다.

현재 대구에는 초등학교 15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6곳, 특수학교 1곳 등 26곳의 명상숲이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명덕초, 아양초, 대구여상 등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2곳에 명상숲을 만들었다.

내년에는 수창초, 대구일마이스터고, 이현초 등 5개 학교에 사업비 3억원을 들여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정진우 대구시 공원녹지과 조경팀장은 "교내에 조성된 자연경관을 가까이에서 보면 학업 스트레스도 줄어드는 등 교육적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며 "쾌적한 도심 환경을 위해 앞으로도 명상숲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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