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돌보느라 선생님 출근? 눈치 보여 "그럼 안 보낼게요"
#1.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을 둔 워킹맘 서영은(31) 씨는 지난 주말 아이를 울산에 있는 친정집에 맡겨두고 왔다. 7월 마지막 주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방학인데 서 씨와 남편 모두 휴가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 씨는 "직장 동료 중 상당수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방학하는 7월 마지막 주 휴가를 원한다. 학교에 들어가면 방학이 더 길어질 텐데 걱정"이라고 했다.
#2. 직장에 다니는 김모(41) 씨는 퇴근해 집에 돌아올 때마다 죄책감을 느낀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여름방학을 맞으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다. 김 씨의 아들은 오전에는 학교 돌봄교실에서 수업을 듣지만 오후에는 혼자서 학원에 가고 밥을 챙겨 먹는다. 김 씨는 "하루 종일 컵라면과 과자만 먹은 아이를 보면 속상하다"고 한숨지었다.
맞벌이 가정들이 '방학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 초'중'고등학교들은 지난 17일 전후로 여름방학에 들어갔고, 7월 마지막 주(7월 27~31일)에는 대다수 유치원과 어린이집들도 방학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즐거워야 할 방학이지만 맞벌이 가정에는 부모도 아이도 방학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애가 탄다.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령에 따라 공휴일을 제외하고 별도의 방학기간을 둘 수 없고 하절기나 동절기에 보육교사들의 휴가에 맞춰 한시적으로 반을 통합해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방학에 들어가는 어린이집이 많고 학부모들도 이에 대해 항의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워킹맘 윤모(35) 씨는 "어린이집에서 미리 방학 기간 동안 아이를 돌봐줄지를 묻는데 전부 쉰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 아이도 쉬겠다고 답했다. 우리 아이 하나 보느라 선생님이 출근하셔야 한다니 눈치가 보이더라"고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집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방학에도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기는 하지만 학기 중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일러 아이 혼자 둬야 하는 시간이 많아져서다. 심지어 방과 후에 아이를 보내던 태권도 도장이나 학원 등도 7월 마지막 주에 방학을 하는 곳이 많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송모(36) 씨는 "방학을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이가 대부분 시간을 PC방에서 보낸다.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도 가는데 PC방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아들을 보면 미안해서 일을 그만둬야 하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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