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아리랑 1930년대에 이미 불렸다

입력 2015-07-28 01:00:00

1933년 발간된 책에 가사 수록…존재 확인된 시점보다 10년 앞서

김소운 편저
김소운 편저 '언문 조선구전민요집'(제일서방, 동경, 1933)

1948년 '조선민요집성'에 수록된 '김천아리랑'의 존재가 확인된 데(본지 6월 10일 자 12면) 이어 이보다 10여 년 앞선 1930년대에도 김천아리랑이 불렸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가요연구가 민경탁(63'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 부지부장) 씨는 1933년 발간된 '언문 조선구전민요집'(김소운, 제일서방)에 새로운 김천아리랑의 가사가 수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당시 조선총독부의 반대로 한국에서 발간되지 못하고 도쿄서 발간된 민요집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구전민요 2천여 편을 채집해 체계적으로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의 경상북도 편에는 17개 시군의 민요'속요'잡가'농요'부요들을 대거 집약해 놓고 있으며 김천의 속요'농요'잡가'가사 등을 40여 편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중 아리랑 소리가 불렸다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아리랑을 부르던 이들과 노랫말 전수자의 성명까지 소개된 최초의 김천아리랑 가사여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책에는 김천아리랑에 대해 '아리랑의 곡조에 맞추어 멋모르고 부르는 노래'라는 가사 제보자의 설명과 함께 김천 대항면 일대에서 이 아리랑이 불리고 있었다고 기록, 역사적 신뢰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매일신문의 김천아리랑 확인 기사 후 김천에서는 김천아리랑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경탁 씨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돼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21세기 들어 세계적인 응원가로, 통일지향의 전승 가요로 그 문화 예술적 위상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며 "'김천아리랑'의 가사 정본을 정해 복원'전승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천 신현일 기자 hyunil@msnet.co.kr

오라버님 장가는 명년에 가고

농우소 팔아서 날 치워주소

우리 댁 서방님은 일본을 가고

분질같은 이내 모양 다 늙는다

우리 댁 서방님은 콩밭골 타고

남의 댁 서방님은 자동차 탄다

신장로 널러서 길 걷기 좋고

전깃불 밝아서 썩 보기 좋다

이팔청춘 늙는 것은 한탄을 하고

세월네월 가는 것은 한탄을 마라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섯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공동묘지 가신 낭군 제사 때 오고

일본아 대판 가신 낭군 돈 벌어온다

* 십이삼세의 목동들이 이팔청춘가며 아리랑의 곡조에 맞추어 멋모르고 부르는 노래, 김천군 대항면 춘천동 이영주 보

(한글표기, 띄어쓰기, 맞춤법은 민경탁 씨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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