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업 자동차·반도체·조선 등 급성장
한국 벤치마킹→첨단산업 투자로 확대
기업은 원가절감, 노조는 임금인상 자제
사회적 감시 통해 新성장산업 발굴해야
며칠 전 국가미래연구원이 주최한 '산업경쟁력 포럼'에 다녀온 적이 있다. 여기서 제기된 내용은 추격이론(Catch-up Theory)을 바탕으로 우리가 일본의 수출산업을 벤치마킹하며 추격해온 것처럼, 중국이 우리 수출산업을 추격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더 이상 중국은 우리를 벤치마킹하는 추격 상대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경쟁 상대로 이미 성장해 버렸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리고 뉴노멀(New Normal)이라 일컬어지는 향후 10년은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규제 강화, 미국의 역할 축소 등으로 인해 중국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이제는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 역할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현재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산업은 자동차산업이 유일하다고 평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지난 1월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실적은 15만9천448대에서 5월에는 12만9천27대로 계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 자동차업체는 엔저를 십분 활용하여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지난 6월 판매량을 41.7%나 끌어올렸다. 혼다 역시 26.1% 증가한 7만3천여 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 6월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량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 자동차업계의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또 하나의 원인은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에 의한 가격경쟁력 상실에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중국은 우리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이 미국의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는 것도 이러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이제는 첨단산업의 기술을 사들이는 데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경우 마이크론과 경쟁 중인 SK하이닉스는 최종 수요처 확보를 하는 데에 있어 중국 업체에 비해 어려움을 겪게 되고 곧 이것은 위험한 상황에 몰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산업의 경우는 해운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운송비 하락, 선박의 선가 하락과 맞물려 해양 플랜트라는 미경험 프로젝트의 학습비용과 공기 지연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 빅3가 모두 작년과 올해에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는 기계나 설비장비와 같은 자본재와, 에틸렌이나 철강과 같은 중간재 수요를 위축시켜 우리의 자본재와 중간재 산업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흔들리는 산업경쟁력을 바로잡기 위해서 기업은 먼저 환골탈태의 자구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문어발식 확장경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역량을 산업의 경쟁적 무기로 삼아야 한다. 또한 방만경영에서 발생한 비용을 최소화하여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노조 역시도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의 초임이 일본보다 높다는 분석도 있고, 제조업의 평균임금 역시 높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동반하지 않은 임금인상은 결국 가격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국가, 기업, 노조 모두에게 피해를 안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감시기능의 강화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 최근 재벌기업의 편법적인 기업지배구조 강화에 대해 사회적 감시를 통해 재벌의 무분별한 시장지배력 강화를 배척하고 독과점 형성을 방지하여 신생기업이 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는 사회적인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감시 시스템은 신생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이나 개척한 시장에 대해 대기업의 일방적인 갑질 횡포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창조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신성장 산업을 발굴하고 기업들이 블루오션 분야를 개척할 수 있도록 자원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새로운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상근/서강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