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는 비밀인데 우리는 완전 공개" 이인제 국회 정보위 비판

입력 2015-07-17 05:00:00

"美선 지하 건물 입구 완전봉쇄, 회의록 1급비밀문서 공개 안돼"

"국회 정보위원회는 그야말로 비밀위원회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보위는 완전 공개위원회입니다. 중간에 나와서 브리핑도 하고."

16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이 국회 정보위원회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는 지난 14일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업체로부터 PC,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정보위가 언론에 공개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미국 정보위는) 의회 건물 지하실에 있고 입구는 완전 봉쇄돼 있다. 언론도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회의록은 1급 비밀문서로 만들어져서 비밀기관 밖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15일 정보위원장인 주호영 의원과 일본을 거쳐 미국 정보기관을 시찰하러 가려 했으나 16일 오후 일본에서 혼자 되돌아왔다.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 사건은 출장 일정을 변경해 여야 간사가 의논해야 할 만큼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사실은 지난 6일 해외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기기 등 감청용 스파이웨어 개발업체인 이탈리아 '해킹팀'(Hacking Team)이 역으로 해킹을 당하면서 감청 장비를 구매한 각국 기관과 정부가 공개됐고, 이 명단에 국정원도 포함돼 있었다.

언론을 통해 이 문제가 계속 지적되자 국정원은 14일 뒤늦게 정보위에 출석해 프로그램 구입 사실을 인정했고 "국민에게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국정원은 프로그램 구입 목적이 '연구용' '대북용'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국정원 해킹 사건에서 민간인 사찰 정황이 드러날 경우 정치 쟁점으로 번질 전망이다.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카카오톡 검열 기능과 안드로이드 휴대폰 공격 기능까지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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