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앞두고…'닭값이 어리둥절' 산지가 하락·소비자가 그대로

입력 2015-07-10 05:00:00

초복(13일)을 앞두고 연중 닭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즌임에도 생닭 가격이 폭락, 양계농가들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어둡다.

하지만 시중에서 팔리는 생닭이나 가공된 치킨 등의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여서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9일 기준으로 전국 생닭 시세는 1㎏(한 마리) 기준으로 1천200원. 원가(1천600원)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원가 수준으로 팔리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20% 정도 하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48가구가 350여만 수의 육계를 사육, 전국 1위인 상주시내 육계농장들도 원가도 못 건진 채 공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과잉 공급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닭 시세가 좋아 국내 일부 닭 가공회사들이 빗나간 수요예측을 하면서 과잉사육 및 공급을 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주로 치킨회사에 납품하는 일부 공장들이 올해 시설을 확장하고 사육을 대거 늘렸다"며 "생닭 수요가 100이면 공급이 105만 되어도 시장이 흐려진다"고 했다.

지난해 1월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고 4월에는 세월호 참사, 올해 6월에는 메르스 탓에 닭고기 수요가 들쭉날쭉했던 것도 하락의 원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생닭 가격은 폭락 수준이지만 하나로마트 등에서 팔리는 가공 닭 소비자 가격은 1.2㎏ 기준 6천~6천5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생닭 시세는 내렸지만 마트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

상주에서 닭을 키우는 A씨는 "농가는 원가도 못 건지는데 1천200원짜리 닭 한 마리가 치킨점에서는 2만원대로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트에서 닭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가격하락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산지 닭값의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양계농업인들은 보고 있다.

메이저 닭고기가공업체인 상주 ㈜올품(대표이사 변부홍)은 평상시 하루 25만~30만 마리의 닭을 치킨체인점과 마트 등에 공급하고 있는데 지난달 말부터는 하루 40만~50만 마리를 공급, 소비 증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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