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포항 '소재공단'-경산·영천·경주 '車벨트' 탄소산업 최적지

입력 2015-07-10 05:00:00

쇠를 잇는 새로운 소재를 잡자…경북 탄소산업 발전을 위한 대담

경북도는 미래 소재로 불리는 탄소를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인선 경제부지사 등 경북도 대표단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함께 일본 도레이 사를 방문했던 모습.
경북도는 미래 소재로 불리는 탄소를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인선 경제부지사 등 경북도 대표단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함께 일본 도레이 사를 방문했던 모습.

21세기 신소재로 꼽히는 탄소산업은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산업은 원유나 가스, 석탄 등 기초 원료를 이용해 탄소섬유와 인조흑연,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탄소로 구성된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첨단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특히 항공기와 자동차, 디스플레이, 건축자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미래 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는 탄소산업을 철강과 IT 등 기존 지역 주력 산업을 뛰어넘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매일신문사는 지역 탄소산업의 현주소와 탄소산업 추진의 필요성, 경북의 산업군과 탄소산업의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한 전문가 좌담을 마련, 경북 탄소산업의 미래를 진단했다. 좌담에는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비롯해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이규호 화학연구원장, 김영식 금오공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경북은 탄소응용 부품산업의 최적지

이인선: 경북은 구미와 포항의 소재부품 전용공단과 경산, 영천, 경주를 잇는 자동차 부품벨트 지역으로 탄소응용 부품산업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또한 탄소섬유 및 흑연소재 산업의 중심으로 도레이첨단소재, 극동씰테크, 씨알텍, 코오롱 인더스트리, ㈜카보랩 등 탄소기업군이 이미 형성돼 있다. 발전 잠재력도 크다. 탄소관련 기업만 2천396개 업체, 13만9천여명이 관련 산업에 종사하며 전문인력도 풍부하다.

이영관: 현재 국내 탄소섬유복합재료 시장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역사가 짧고 시장규모가 상당히 작다. 특히 자동차와 에너지, 항공 등 산업용도가 중심인 선진국에 비해 스포츠 용도가 70%를 차지해 국내 기업들의 용도 개발과 시장 확대가 시급하다. 최근 글로벌 세계 경쟁구조는 완제품 중심에서 소재부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재부품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도는 원료-소재-가공-완제품에 이르는 다양한 기업들의 공급망이 잘 구축돼 있다.

이규호: 잘 조성된 IT산업과 부품소재 산업을 기반으로 탄소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 총사업비 5천85억원이 투입되는 66만1천㎡ 규모의 탄소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클러스터는 탄소성형 부품산업 생태기반 구축과 인프라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자동차용 탄소복합재 구동축과 디지털기기부품, 전도성 탄소소재, 융복합 탄소부품 기술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또 융복합 시험 인증센터와 성형 설계 및 리사이클링센터 등 융복합 단지조성도 이뤄진다.

◆자동차 부품산업 중점 연계

김영식: 지역에는 탄소산업으로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인 IT산업과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산업 분야는 820여 개 업체가 경북에 있어 탄소섬유 자동차 부품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가 잘 형성돼 있다.

이규호: 경북에는 ㈜신영, ㈜일지테크, ㈜엠에스오토텍, ㈜아진, ㈜에이티시 등 자동차 차체 및 새시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극동실테크와 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이 공동으로 카본성형체를 만드는 기술과 폐 인조그라파이트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이용해 내구성을 높인 자동차 진공펌프 부품을 개발하는 등 탄소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들이 많다.

이인선: 경북에서는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이 CFRP를 자동차 외판부품에 적용, 시제품 개발과 시험평가를 진행 중이다. 탄소산업은 철강과 IT분야의 한계를 극복할 포스트산업이다. 우선 자동차분야에 중점 연계하려고 한다.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출발하여 의료, 로봇, 항공산업에까지 적용하는 것이 경북도의 포부다.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표 주력산업인 차량융합 부품산업 창출을 위한 글로벌 클러스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영관: 자동차 부품산업은 2만여 개의 구성품으로 구성된 종합산업이며 전후방 연계산업을 이끄는 선도 산업이다. 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하면 하위 소재산업을 비롯해 기계, 전기, 전자, 화학, 섬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크다.

◆탄소 소재 전문가 육성 시급

김영식: 탄소산업 발전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기술확보다. 이를 위해 탄소소재 전문가의 육성이 시급하다. 탄소소재를 직접 생산할 기능인 양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경북의 탄소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융복합 탄소소재 응용산업은 자동차'항공'철강'IT 등 수요산업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이어서 연계 발전과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이규호: 융복합 탄소소재 응용산업의 국내 시장규모에 따른 고용 효과는 2020년을 기준으로 5만1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핵심 분야에서의 기획, 생산, 연구, 설계, 관리 등 폭넓은 일자리 창출은 고용시장 유연성 확보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인선: 경북 탄소산업은 중소중견기업 발전과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혁신 중소기업 300개를 확보하고, 육상용 수송기기, 항공기'로켓,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전지, 반도체, 풍력발전기 등 다양한 산업의 주요 원천 소재로 활용되도록 육성할 것이다. 높은 시장성장이 예측되는 탄소소재 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중장기 전략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탄소 융복합소재 관련 제품의 안정성 및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산'학'연이 함께 힘을 모아야

이규호: 경북의 탄소산업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탄소소재를 비롯한 융복합 탄소소재 응용산업의 전반적인 육성은 관련 소재부품의 국내 자립도 제고와 기술수준의 전반적 향상을 이끌어 2020년에는 세계 5위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식: 융복합 탄소소재 응용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한 미래시장 확보는 국가 주력산업군에서의 신규 시장 창출 및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산업 경쟁력 원천이 완제품에서 소재부품으로 이동함에 따라 융복합 탄소소재 응용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의 경쟁력은 전체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관: 핵심소재 기술력 확보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가 최상의 목표다. 원천기술 확보와 끊임없는 용도 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산업분야와 대학, 전문연구기관과 협력개발을 추진한다면 우리나라 탄소산업은 반드시 발전하리라 본다. 이를 통해 부품소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면 무역수지 개선 효과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인선: 경북도는 전통 제조업이 강한 지역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탄소를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갈 길은 멀다고 본다. 또한 시련도 따를 것이다. 그러나 지역산업을 부흥시키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산'학'연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목표를 조기 달성하리라 본다.

정리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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