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여름철 운동법

입력 2015-07-08 05:00:00

여름 몸짱은 저녁 운동 후 차가운 물 샤워

여름은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멋진 몸매와 건강을 위해 야외나 스포츠센터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이들도 많다. 여름에 운동을 하면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더 시원하게 느끼고, 비교적 쉽게 살이 잘 빠진다고 여기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여름은 몸이 지치기 쉬운 계절이다. 덥고 습한 날씨에 운동을 하면 체온이 평소보다 더 올라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피로를 느끼며 운동 능력도 떨어진다. 특히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은 탈수나 탈진 현상이 심해지고,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악화시키기 쉽다.

◆체온 빨리 오르고 쉽게 지쳐

여름에 운동을 할 때 쉽게 지치는 원인은 체온에 있다. 더운 환경 때문에 체내의 열이 외부로 잘 방출되지 않고, 높은 습도 탓에 땀이 증발하지 않아 체온이 계속 상승한다. 이에 따라 몸은 피부의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피부로 가는 혈액량을 늘린다. 운동으로 인해 혈액 공급이 절실한 근육에는 오히려 혈액 공급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근육은 근수축력이 떨어지고 근육 내 피로물질인 젖산이 쉽게 축적된다.

땀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 혈액량은 더욱 줄어든다. 이 경우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혈이 감소하고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량은 감소해 더욱 피로감을 느낀다. 체온이 위험수위에 이르면 열 스트레스와 열사병이 나타날 수 있고 신체의 체온 조절장치는 기능을 못 하게 된다.

따라서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하려면 몸이 적응할 여유를 줘야 한다. 운동을 시작한 초기에는 심한 피로감을 느끼지만 점차 더위에 적응하면서 혈액량이 증가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진다. 소변을 통한 수분 손실이나 땀의 염분 농도도 줄어든다. 이렇게 더위에 몸이 적응하려면 적어도 4~8일은 걸린다. 운동 횟수는 주 3~5회, 운동 시간은 1시간 이내가 좋고,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나가면 된다. 아침에 운동하기를 원한다면 아침 식사 전인 오전 6~8시에 하는 것이 좋다. 단, 고혈압이나 뇌졸중 위험이 있는 사람은 아침 운동을 피해야 한다.

◆오후 7시 이후에 뛰세요

여름철 운동에는 요령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수분 섭취와 휴식이다. 여름에 운동을 하면 시간당 0.75~1ℓ의 땀을 흘리기 때문에 30분에 한 번씩 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체중의 3~5%의 수분이 소실되면 탈수 현상이 오고 운동능력과 근력, 지구력이 떨어지게 된다.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운동을 멈추고 쉬어야 한다. 또 습도가 높은 날에는 운동 강도를 평소보다 10~20% 낮추는 것이 좋다.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도 필수다.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운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몸을 안정시켜 준다. 준비운동으로 5~10분 정도 몸을 풀어준 뒤 운동에 들어가면 몸이 익숙해져 혈액량이 증가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진다. 운동을 한 후에는 가벼운 달리기나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어주면 체내에 축적된 젖산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열이 잘 발산되도록 복장에도 신경 써야 한다. 빛을 반사하는 밝은 계통에 통풍이 잘 되고 땀을 잘 흡수하는 소재로 된 옷이 도움이 된다. 몸에 꽉 조이는 스타일보다는 헐렁하게 입는 게 낫다.

가능하면 오후 7시 이후 야간운동을 하는 것이 자외선 피해도 줄이고, 호르몬에 의한 신진대사가 증가해 운동 효율도 높다. 운동 후에는 약간 차가운 물로 몸의 온도를 식혀주는 가벼운 샤워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야간 운동 후에 사우나나 온탕욕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숙면을 방해한다.

◆여름철 운동, 주의할 질병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너무 오랜 시간 머물면 자외선으로 인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피부가 붓고 따가우며 물집이 생기는 일광화상은 찬 물수건이나 얼음, 차가운 우유 등으로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껍질이 일어날 때는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둔다. 너무 자주 씻거나 마사지를 하면 오히려 피부에 좋지 않다. 운동을 하다 보면 노출된 맨살이 서로 반복적으로 마찰하며 염증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목의 주름이나 무릎 뒤, 사타구니, 엉덩이 등에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비만이라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피부가 서로 쓸리지 않도록 통풍이 잘되고 긴 옷을 입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더운 여름, 야외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열경련과 일사병, 열사병 등을 겪을 수 있다. 열경련은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전해질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주로 근육 통증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일사병은 몸에 수분이 많이 빠져나갔을 때 발생하며 전신 쇠약과 구토, 현기증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김종근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더위에 체온이 너무 높게 오르면 열사병에 걸리기도 한다"면서 "40℃ 이상의 고열과 중추신경계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