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 판다+ 플래시몹' 5만 명 몰려…문화계 메르스 공포 벗었다

입력 2015-06-23 05:00:00

주말 행사 예상 깨고 관객 발길…연극·음악회 시민들 줄 이어

21일 메르스 확산이 잠시 주춤한 가운데 대구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
21일 메르스 확산이 잠시 주춤한 가운데 대구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 '1600 판다+' 전시는 수많은 판다만큼이나 엄청난 인파로 북적이며 성황을 이뤘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지난 19일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 로비에서 열린
지난 19일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 로비에서 열린 '로비음악회'. 꼼꼼한 발열 체크와 손 소독 등이 이뤄진 가운데,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약속했던 관객 상당수가 공연장을 찾아 오전의 싱그러운 음악회를 즐겼다. 대구시민회관 제공

#예정됐던 공연 진행 움직임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대구경북 문화계에는 공연'전시의 취소와 연기가 줄을 잇고 있지만, 우려와 달리 시민들의 두려움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 주말 강행한 일부 공연들은 메르스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문화계 일각에서는 "발열 감시와 소독제 비치 등 메르스를 차단하기 위한 방역 시스템만 확실하게 한다면 예정됐던 공연을 이어가도 괜찮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진단이 나오고 있다.

21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공미술 프로젝트 '1600 판다+ 플래시몹'의 경우 우려와는 달리 5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넘는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대성황을 이뤘다. 귀여운 판다의 사진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면서 주최측에서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인파가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몰려든 것이다.

프랑스 공예 작가 파울로 그랑종이 폐지를 재활용해 '빠삐에 마쉐'라는 종이 공예 기법으로 만든 판다 작품은 대왕 판다 보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지속적인 자연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공공예술이다. 최현묵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메르스 충격으로 관객의 발길이 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지만, 예상과 달리 수많은 인파로 북적여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 로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로비음악회' 역시 썰렁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70여 명의 관객이 로비를 가득 메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형근 관장은 "연주자들의 지인 등 관계자들을 제외한 순수 일반 시민 관객이 50명을 넘었으며, 기존 전화예약 관객 상당수가 약속대로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19일 오후 열린 김성빈 독창회와, 19일부터 21일까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열린 극단 고도 창립 20주년 기념작'맥베스' 역시 우려와 달리 상당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극단 고도 예병대 부대표는 "19일 첫 공연의 경우 303석의 1층이 가득 메워질 정도로 북적였으며, 토·일요일 공연 역시 극단 고도의 평균 객석 점유율 정도를 유지해, 메르스의 악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를 몰아 공연 재개 움직임도 꿈틀거리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이번 주 중 대구경북에서 더 이상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존 예정됐던 공연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현묵 관장은 "예상보다는 시민들이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라 다음 주부터 수요상설무대를 정상적으로 개최하고, 다음 달 초부터 '찾아가는 공연'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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