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도둑질 군의원, 침묵하는 강석호 의원

입력 2015-06-18 05:00:00

'소나무 도둑질'로 울진군의회 의장에서 사퇴한 '이세진 파문'은 울진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지도층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비정상의 민낯이다.

초유의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지만 관련되는 지역 인사들은 원만한 수습은커녕 도리어 사태를 악화시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당사자인 이세진 전 의장은 식당에 설치된 CCTV 방향을 돌려놓고 분재용 소나무를 훔치는 계획적인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군의원직에 대해서는 '버티기' 태세다. 각계에서 울진 망신이라며 의장직과 군의원직 동반 사퇴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지만 의원직 사퇴에는 아예 귀를 막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구인 새누리당 강석호 국회의원의 '침묵'이 도마위에 오른다. 이세진 전 의장은 강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2014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군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이 전 의장의 당시 새누리당 입당은 강 의원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대목이다. 의장 신분으로 크고 작은 지역 행사의 축사 때마다 단골메뉴로 '강 의원 띄우기'에 나서는 등 측근임을 과시했고 강 의원도 멀리하지 않았다.

이 전 의장은 군의원 당선인 시절 도박과 여성 동료 군의원을 향한 욕설, 공무원 상대의 막말 등으로 신문 사회면을 수 차례 장식했지만 새누리당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번에도 '울진 명예를 추락시킨 소나무 절도범을 공직에서 퇴출시키고, 출당조치도 취하라'는 여론이 팽배하지만 새누리당과 강 의원은 침묵 모드다. 책임 추궁과 처벌은 뒷전인 격이다.

전체 울진군의원 8명 중 이 전 의장을 제외한 7명 중 의장직과 군의원직 사퇴를 강력 요구한 백정례'안순자'장시원 등 재선 군의원 3명을 뺀 나머지 초선 군의원 4명의 처신에도 비판이 쏟아진다. '이 전 의장의 공직과 새누리당 퇴출에 대해 어떤 입장인 지 밝히라'는 지역민들의 거센 요구에 대해 이들 초선 4명은 꿀먹은 벙어리다.

군의원 전원이 절도 범행 식당에 함께 간 점으로 인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재선 3명은 사과 성명을 발표한 반면 초선 4명은 침묵으로 일관해 격앙된 민심을 더욱 들끓게 하고 있다.

"선거때 두고 보자"는 성난 민심에 대해 관련 인사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취할 지 지켜볼 대목이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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