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노른자 인사 武心에 달렸다

입력 2015-06-17 05:00:00

새누리당이 내년 총선 체제 틀 다지기를 시작했다. 16일 공석이던 여의도연구원장에 김종석 홍익대 교수를 임명한 데 이어 이날 이군현 사무총장,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가 취임 1년을 기해 당직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분위기 쇄신과 함께 본격적인 총선 체제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이날 사퇴한 이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주요 당직자인 사무총장과 제1사무부총장이 결심을 하면 나머지 분들도 상당히 참여하리라고 본다"며 "내년 총선에 초점을 맞춰야 하니까 비영남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서 당직 인선을 개편하면 좋겠다고 (김 대표에게) 건의 말씀을 드렸고 대표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을 시작으로 주요 당직자들의 자진사퇴가 자연스럽게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총선은 '김무성 대표'의 이름을 걸고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에 김 대표가 쓸 사람은 김 대표가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정치권의 오랜 관례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당직 인선이 계파 간 화합을 위한 안배 위주의 인선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탕평형 vs 김무성 체제

과연 김 대표가 어떤 형태의 진용을 꾸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인사들은 대체로 범여권 탕평형 인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총선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일단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선거의 여인'인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라 매끄러운 당청 관계 속에서 총선을 치러야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대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당의 지도자들이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전력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친박계 인사의 사무총장 임명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진영'한선교 의원 등 수도권 3선 의원과 재선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김종석 교수를 임명한 것도 박 대통령을 향한 화해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김 대표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을 원장으로 임명했다가 임명을 철회한 적이 있다. 박 이사장이 세종시 문제로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탈당, 친박계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무총장의 경우 공천 국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여서 김 대표가 친박계에 '노른자'를 양보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자신들의 색깔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당직 인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총선을 치르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계산에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단임제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대선주자로 치고 나가려면 총선에서 두각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에선 누가 발탁되나

지역 정치인 가운데서는 제1사무부총장을 하며 당 살림을 이끌었던 강석호 의원이 인선 후보자로 꼽힌다. 강 의원은 김 대표와 손발이 잘 맞았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제 사람 심기'에다 '영남' 출신이란 점은 김 대표의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최고 요직으로 평가되고 있는 제1사무부총장도 수도권 인사설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지역 안배, 계파, 청와대 의중 등이 인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 정무특별보좌관이면서 친박계인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이 제1사무부총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대표 비서실장과 당대변인 등도 여러 상황이 고려돼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누리당이 상향식 국민공천제도(오픈프라이머리)를 약속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무총장 등 기존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당직자들의 힘이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의도연구원의 경우 각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치를 여론조사 및 국민경선 과정에 참여 또는 훈수를 둘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직 개편은 김 대표가 밝힌 대로 이달 중, 늦어도 내달 초중순까지는 완료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7월 말에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 전에는 인선 작업이 끝나지 않겠느냐"며 분위기를 전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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