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273대1…대구 부동산 시장 '회의론' 꼬리 내리나

입력 2015-06-02 05:00:00

대포통장 단속, 시장엔 순기능

28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반도건설의 '동대구 반도유보라'(대구시 동구 신천동)가 평균 청약 경쟁률 273.8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올 들어 대구에서 분양된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이다. 특히 전용 면적 84㎡ A는 94가구 모집에 5만4천935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무려 584.41대 1을 기록했다. 앞서 1월 분양한 수성구 만촌역 태왕아너스는 평균 155.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에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단지마다 분양 성공을 넘어 분양 대박이란 성적표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과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회의론을 보이는 시각은 예전만 못하다. 부동산 호황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끊임없이 제기되는 과열론에 식상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대구 부동산의 빨간불은 이미 2013년부터 켜졌다. 한 해 2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공급되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미영 코오롱부동산 대표는 "당시 분양한 대구 대봉동과 수성1가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자 상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년 전부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성공한 단지마다 상투라는 단골메뉴가 따라붙었다"고 회고했다.

게다가 재개발'재건축보다 대구혁신도시와 테크노폴리스, 금호신도시 등 매머드급 신도시 위주의 분양이어서 회의론에 힘이 실렸다. 신규 택지지구의 아파트 분양은 기존 주택의 멸실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물량 파급력이 크다. 이 시기에 난립한 떴다방도 회의론에 힘을 보탰다.

올해도 부동산 회의론이 불거졌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테크노폴리스가 대구 부동산 침체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다.

그러나 정작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도심의 아파트 분양가가 1천만원을 훌쩍 넘는 현실을 감안할 때 테크노폴리스는 700만원 안팎이어서 가격경쟁력이 과열론을 식힌다는 분석이다. 테크노폴리스 정구민 해바라기부동산 대표는 "굵직한 개발 호재가 산재한 달성군에 테크노폴리스만 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아파트가 없다. 많은 대기자들이 전매제한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대구 부동산의 체질도 강해졌다. 대구시가 분양 시장을 어지럽히는 떴다방을 단속하고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3개월 정책을 시행하는 데도 부동산 지표는 오히려 '맑음'이다.

거래 비수기가 없어졌으며 전세 수요가 매매로 갈아타는 전세가율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4천14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천341건에 비해 800여 건 늘었다. 이사 성수기인 지난 3월 3천682건보다도 400여 건이나 많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대구의 연간 주택 적정수요(1만3천600여 가구)와 신서혁신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 이시아폴리스, 대구국가산업단지, 성서5차단지 등 5개 지구 12만여 명의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복합 신도시 추진 상황을 감안할 때 대구의 주택 수요는 적정수준에서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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