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여러 가지 들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 통계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이유는 통계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통계는 정책의 입안에서 조사, 연구, 선거 여론 조사에 이르기까지 행정,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체육 등 다방면에 걸쳐 어느 곳 하나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이처럼 통계는 우리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개인, 기업, 국가의 의사결정과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쓰이고 있어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통계에서 읽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통계는 눈앞에 나열된 가시적인 숫자가 아니라 정책의 바탕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훌륭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나 수요를 파악하여야 하며, 이는 정확한 통계 자료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 가령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선례 답습의 사업계획이나 주먹구구식의 허술한 정책을 입안하고, 주민 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이는 행정의 탈을 쓴 막무가내식의 강제집행과 다를 바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집행으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지역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다.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하여 집행하는 사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출산장려를 위한 출산장려금 지급,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있다. 정책의 실패 원인은 현장과 유리된 통계나 통계에 근거하지 않는 정책 등에서 그 본보기를 찾을 수 있다. 민자도로 건설 시 예측한 교통량이 터무니없이 잘못되어 국민의 세금으로 막대한 비용을 보전해 준 경우가 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도 통계와 정책의 엇박자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한 사례로 지목된다. 1983년에 합계출산율이 2.1명 이하로 떨어졌지만, 출산 억제 정책은 1996년도까지 지속됐다.
통계 없이 정책 없고, 정책 없이 미래 없다. 통계는 나라 살림의 바탕이 되어 미래를 설계하고 더 나아가 국가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과학적인 통계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미래 발전 방향을 예측한 통계가 훌륭한 정책으로 재탄생될 때, 그 정책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함과 동시에 정책으로서의 질이 높아져 주민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게 된다. 아울러 시행착오를 방지하고 갈등을 조정하여 민원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예산의 낭비 요인을 줄여 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
지방이 한국의 미래다. 지방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다. 지방이 국가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때에 명실상부한 국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성공적인 지방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통계 자료나 공공 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공유함으로써 주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여야 한다. 특히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여 각종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신규 통계를 생산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여야 한다.
이제 이 땅에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려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시대에 주민들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하고 정책 결정 참여는 보장되어야 한다. 이렇듯 주민들의 참여 속에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여야 한다. 통계 속에 우리가 그리려는 정책이 있고, 우리가 꿈꾸는 미래 세상이 있다. 통계에서 과거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을 확인하고,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보자.
최병호(경상북도 법무통계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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