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국내 주식시장, 지금 들어갈까

입력 2015-04-24 05:00:00

초저금리 해법 "위험해도 대안 없다" 호재 없는데…"투기심리 발동 조짐"

은행 정기 예'적금의 낮은 이자율 때문에 고민하던 직장인 백승도(39) 씨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이자율이 2% 안팎인 은행에 계속 돈을 맡겨야 할지 아니면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주식시장에 뛰어들지를 두고 헛갈려서다. 문제는 백 씨가 '주식 투자' 경험이 없어 언제까지 주식이 오를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행여 지금 뛰어들었다가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가 싶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증권사마다 이런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은행에 묻어둔 예금 '들썩들썩'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과열을 걱정하는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은행에 돈을 묻어둬 봐야 손해라는 생각으로 적금을 깨서 주식에 투자하려던 일반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권문규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장은 "대세 상승은 장담할 수 없지만 현 상황 유지는 가능할 것이다. 다만, 종목별 등락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과 공부가 먼저"라고 했다.

일주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역대 최고치(2,228.96, 2011년 5월 2일)를 향해 달리던 코스피는 22일 한 차례 조정을 거쳤다가 23일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9.52p(1.38%) 오른 2,173.41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22일 11.18p(1.56%) 내린 데 이어 23일에도 큰 폭으로 내렸다. 전일보다 10.86p(1.54%) 내린 692.48로 마감했다.

이 같은 국내 주식 상황을 두고 상승 랠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국내 주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의 근거는 국내 투자 상황이 주식시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다소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와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저금리 vs 글로벌 경제위기

외국 증시도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뉴욕증시는 주택 판매 호조와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상승했다. 특히 나스닥은 역대 최고치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0.67포인트(0.51%) 상승한 2,107.96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88.68포인트(0.49%) 상승한 18,038.27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21.07포인트(0.42%) 오른 5,035.17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나스닥은 장중 한때 5,040포인트까지 상승하며 2000년 3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5,048.62)에 불과 8포인트만을 남겨두기도 했다.

중국도 마찬가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중국 상하이지수가 23일 4,000선 돌파에 성공하며 전날보다 0.4% 오른 4,414.51로 마감했다. 지난 2008년 3월 4일 4,000선 밑으로 주저앉은 지 7년여 만이다.

반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는 등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주식시장만 홀로 달려가는 상황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여부 등 지난해부터 우리 증시를 괴롭혀 왔던 유럽발 경제위기도 걱정거리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에서 투기 심리가 작동하는 조짐을 보인다. 대형주 중심으로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적금을 해약할 필요는 없고 만기가 된 적금이 있다면 절반가량만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추천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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