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챙기는 74년생 진갑용, 76년 창용·승엽 투타 핵, 79년 박한이 부상 투혼
팀당 144경기의 10%를 소화한 시점에서 삼성의 시즌 독주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상상하기 어렵다. 투'타의 균형, 신'구의 조화 측면에서 10개 구단 중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의 상쾌한 시즌 출발에는 '70년대생 4인방'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1974년생 진갑용, 1976년 동갑내기 임창용'이승엽, 1979년생 박한이다. 이들 4명의 나이를 더하면 무려 155세다.
'차세대 삼성 감독 후보군'으로 꼽히는 진갑용은 출전할 때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포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그는 40세 11개월 7일이던 이달 15일 한화전에 교체 투입돼 박경완(SK)의 종전 기록(40세 11개월 5일)을 넘어섰다. 특히, 18일 kt전에는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4회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3대1 승리를 견인했다. 2013년 8월 22일 대구 두산전 이후 604일 만의 '한 방'을 날린 그는 "장타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예전의 손맛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웃었다.
진갑용의 가장 큰 장점은 투수들의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끌어내는 노련미다. '멘탈 갑(甲)'답게 위기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14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으나 올해는 5경기에서 선발 마스크를 쓰는 등 팀의 17경기 가운데 14경기에 출장했다. 현역 최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그가 홈플레이트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삼성 투수들은 든든하다.
개인 국내 통산 204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의 '불혹(不惑)투'도 인상적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된 그는 8경기에서 5세이브를 챙겨 이 부문 공동 1위다. 세이브 상황에서 나온 것은 6경기. 평균자책점이 2.25이지만 2실점 하며 첫 블론세이브를 당했던 지난 5일 LG전을 제외하면 무실점 행진이다. 지난해 31세이브를 거두며 팀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큰 기여를 하고도 9개의 블론세이브로 '평가절하'됐던 그로서는 성공적인 시즌 초반인 셈이다.
이승엽 역시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국민타자'다운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전 경기에 출장한 그는 타율 0.306와 10타점 3홈런으로 20대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은 자신의 국내 통산 0.30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승엽은 팀이 8대3으로 이긴 15일 한화전에서 3점 홈런을 날려 국내 개인 통산 첫 400홈런에도 7개만 남은 상태다.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지키는 또 한 명의 베테랑은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다. 2001년 데뷔 이후 '삼성 왕조'를 연 공신 가운데 한 명인 그는 팀 내 2위인 0.329의 높은 타율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는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의 0.33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18일 경기에서는 8회 승리를 지키는 결정적 호수비를 펼치다 펜스에 부딪혀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휴식 대신 경기 출장을 고집,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삼성의 베테랑들은 여전히 우승에 갈증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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