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막을 내리는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의 최대 성과는 대구경북이 '물의 종주도시'로 도약하는 주도권을 쥐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대구시는 2017년 조성 예정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지역 물 기업의 해외 진출 및 해외 기업 유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구, 물의 종주도시로 우뚝 섰다
이번 물포럼은 대구경북이 물 산업의 종주도시로 우뚝 서는 장이 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물포럼 동안 여러 해외 정상과 글로벌 물 기업 대표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고 방문 요청도 많이 받았다"며 "경북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안착시키고, 우리 물 산업 기술과 물 기업의 세계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포럼 개막식 때 언급한 한국 물 주간 창설과 '월드 워터 파트너십'(World Water Partnership) 추진을 통해 대구가 물 산업의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후속작업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우리 물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점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대구와 확실한 파트너십을 원하는 중국을 교두보로 해외 물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미국 밀워키 같은 물 선진도시에는 시 직원을 파견해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부시장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는 두산중공업을 주축으로 우수한 물 기업들을 유치해 실증 단지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물 기업의 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적 제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는 이번 물포럼으로 물 이슈 선점 효과를 거뒀다. 정태옥 행정부시장은 "광주가 광산업을, 부산이 영화산업을 선점했듯 대구는 물 산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상'하수도 사업은 지자체 고유 업무라는 이유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힘들고, 지역 단위에서 관련 산업이 성숙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물 관련 정보와 기술이 대구로 모이도록 해 관련 산업을 키우는 후속 노력이 절실하다.
정 부시장은 "대구에서 열리는 물산업전 규모를 더 키워 국제적 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물에 관한 한 대구가 주역 도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의 환경 기술, 해외로 수출한다
이번 물포럼은 대구가 축적한 우수한 물 처리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는 큰 무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윤용문 대구환경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그동안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물포럼에 중국 측 관계자가 방문하면서 지역 기업의 우수성을 직접 알릴 수 있었다. 중국 측에서 우리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중국 이싱환보과기공업원 경우 이달 27일 상해에서 열리는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에서 대구환경공단과의 기술교류를 발표하겠다는 제안도 있었다는 것이다.
윤 이사장은 "환경공단이 지역 공단에 머물지 않고, 공사로 전환해야 하는 당위성을 얻었다.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될 준비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 물 기업들에게는 절호의 비즈니스 장이 됐다. 수처리용 원심분리기 전문 기업인 로얄정공 박재덕 대표는 "비즈니스 미팅에서 스리랑카와 베트남, 인도 기업 임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전력은 얼마나 필요한가, 가격은 얼마인가, 수처리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가 등 질문이 이어졌고, 가격 협의를 해 보자는 적극적인 반응도 있었다"고 흐뭇해했다. 청주와 충주, 진주, 제천 등 다른 도시의 하수처리시설 관계자들로부터는 제품 도입 의사를 듣기도 했다.
박 대표는 "1, 2년 전 대구에서 비슷한 행사를 할 때는 이번처럼 주목받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다. 세계에 우리 제품을 알리고 계약 논의까지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앞으로의 과제
정진영 영남대 교수(환경공학과)는 대구시가 '포스트 물포럼'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단지에 입주할 국내외 기업체에 대해 어떠한 수준의 인'검증시스템을 도입할지, 이들의 해외진출까지 도와줄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를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지방정부 선언 등 이번 물포럼에서 도출한 각종 선언들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와 국가 물산업클러스터에 세계 유수의 물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포럼 같은 전시컨벤션 산업에 대한 대구시 차원의 전략 수립도 요구된다. 박종만 엑스코 사장은 "이번 물포럼은 이 정도의 국제행사가 대구에서 다시 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규모였다. 물포럼 관람객(연인원)은 당초 예상한 3만5천 명을 훌쩍 넘는 5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1년 대구에선 세계가스총회라는 국제컨벤션이 열린다. 박 사장은 "국제행사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지만 대구는 여전히 서울, 부산에 비해 컨벤션 도시로서의 인프라가 취약하다"며 "컨벤션 관람객들을 대구로 더 많이 불러올 수 있는 쇼핑'관광 인프라와 도심과 연계하는 도시철도 구축, 엑스코 전시장 확장 등의 후속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