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슬로우 스타터'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16일 한화와의 경기가 비로 연기된 가운데 삼성은 10승5패로 승률 0.667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상쾌한 출발은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처음이다. 삼성의 시즌 10승 선착은 전임 선동열 감독 시절인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통합 4연패 기간 10승 고지 정복에 걸린 경기 수는 지난해 19경기(10승9패), 2013년 16경기(10승6패), 2012년 23경기(10승13패), 2011년 18경기(10승8패)였다.
올해 삼성의 뛰어난 초반 페이스는 탄탄한 마운드 덕분이다. 선발투수진은 지난 12일 KIA에 7대9로 패하기 전까지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시즌 15경기에서 11차례 QS를 달성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릿수 QS다.
삼성은 평균자책점(3.32)에서도 1위다. 홈런(10개)과 볼넷(38개) 역시 가장 적게 허용했다. 지난해 다소 불안했던 구원진도 2.38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선두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마운드에서 우승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타자들은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하다. 홈런(22개)과 타점(74개), 도루(23개)는 선두권이지만 지난해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할을 넘었던 팀 타율은 0.271에 그치고 있다. 또 리그 중위권인 출루율(0.353)과 득점권 타율(0.275)도 지난해 0.377, 0.327에 비해 아쉽다. 무엇보다 리그 최다 수준의 실책(16개)을 저질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재미있는 것은 초반 기세를 끝까지 유지하는 팀이 매우 드물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시즌 10승을 가장 먼저 챙긴 구단은 2014년 넥센'NC, 2013년 LG'넥센'KIA, 2012년 두산'롯데, 2011년 SK였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늘 삼성이었다.
삼성도 시즌 10승에 가장 먼저 도달했던 2010시즌 2위를 차지했다. 또 김응용 감독 시절인 2003년에는 전년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세를 몰아 개막전 이후 최다 연승 기록인 10연승을 달렸으나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늘 '잔인한 4월'을 보냈던 삼성이 '여름 사자'의 명성을 이어갈지, 초반 오버페이스로 주춤거릴지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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