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별은 내 운명" 식쌍성 대상으로 빛 관찰, 측광학 연구에 평생 바쳐

입력 2015-04-17 05:00:00

◆"쌍별은 내 운명" 식쌍성 대상으로 빛 관찰, 측광학 연구에 평생 바쳐

나 명예교수가 평생 관심을 가져온 별은 쌍별이다. 우주의 별은 모두 하나로 보이지만, 이 중 절반가량은 실제로는 두 개의 별이 일정한 주기로 공전하는 쌍별이다. 두 별이 공전할 때 궤도면이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놓이면 때로 일식과 같은 현상을 일으켜 빛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식쌍성(식변광성)이라고 한다. 나 교수는 식쌍성을 대상으로 빛을 관찰하는 측광학이 주관심사였다.

그는 "어떤 쌍별은 하루 만에도 한 바퀴를 돌아 만나지만, 어떤 별은 한 바퀴를 돌아오는 데 수백 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이 쌍별의 밝기를 분석하면 어떤 별인지, 크기와 표면온도 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1981년부터 공전주기가 무려 27.2년이나 되는 초거성(태양의 200배 크기)인 '입실론 오리게'를 약 20년 동안 관측하다 실패했다. 서울의 집에 설치한 천체망원경을 공기가 깨끗하고 밤에 더 캄캄한 경북 예천으로 옮겼으나, 재정 부족과 장비 손상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공전주기가 수십 년 되는 쌍별의 공전주기를 온전히 관측하는 후배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일성별'도 있다…일본 천체관측가 와타나베 95년 발견한 소행성에 명명

'(8895)Nha-1995 QN'.

국제천문연맹(IAU)이 나일성 명예교수의 이름을 따 붙인 별이다.

일본 아마추어 천체관측가인 와타나베 가쓰오가 1995년 8월 삿포로과학관에서 발견한 소행성으로, IAU 제20분과위원회(소행성과 혜성 담당)가 이름 지었다. 제20분과위는 나 교수가 경북 예천에 '나일성천문관'을 건립하는 등 그동안 천문학 분야에서 쌓은 업적을 기려 이같이 결정했다고 1999년 '소행성 회보'를 통해 밝혔다.

한국인 이름이 붙은 소행성은 일본에 천문학을 전수한 백제인 관륵의 이름을 딴 '칸로쿠'(KANLOKU: 1993년 후루카와 기이치로 도쿄대 명예교수 발견), 세종대왕의 '세종'(SEJONG: 1996년 와타나베 가쓰오 발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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