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유족 만남‥분향 불발, 갑작스레 일정 늦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따른 국정 혼선에도 불구하고 해외순방을 강행한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날 출국 공항을 바꾸고 출국시간도 당초보다 2시간 이상 늦추면서 일정을 급작스레 바꾸는 등 우왕좌왕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대통령의 해외순방 당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세월호 1주기에 맞춰 순방 날짜를 잡은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완화해 보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세월호 유족들의 반발과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악화된 여론은 좀처럼 숙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해외순방 전날인 15일 오후까지만 해도 순방 당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나 분향한 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광주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해외순방에 나서는 청와대 출입기자단들도 순방 당일 오전 성남공항을 출발해 광주공항에 도착한 뒤 대통령과 함께 출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자단은 이날 오전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다 갑작스레 일정이 5시 30분 출국으로 미뤄지면서 청와대로 되돌아온 뒤 이날 오후 2시 30분쯤에야 청와대를 출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쯤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하기 위해 팽목항에 도착했으나, 유족들이 정부의 세월호 대책에 항의하면서 대통령 도착 전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나는 바람에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분향소가 닫혀 있는 바람에 헌화와 분향도 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팽목항 유족과의 만남이 불발되면서 급작스레 출국 시간을 늦추고 청와대로 되돌아온 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성완종 사태' 대책 등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결국 대통령의 출국시간은 당초 2시 30분에서 2시간 10분가량 늦춰진 4시 40분쯤으로 두 차례나 바뀌었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팽목항 유족과의 만남과 분향이 어려워지면서 경기도 안산의 정부합동분향소 조문을 고려했으나, 이날 오전 유족 항의에 따른 이완구 국무총리의 조문 불발 등 이마저도 사정이 여의치 않자 출국 전 여당 대표와의 만남을 요청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는 "야당 등의 대통령 해외순방 연기 요청을 적극 고려했어야 하는데, 청와대 참모진들이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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