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예스터데이

입력 2015-04-13 05:00:00

서양 대중음악을 이야기할 때 맨 윗자리는 늘 비틀스(Beatles)의 몫이다. 이들은 1962년부터 1970년까지 8년여 동안 로큰롤에서 사이키델릭 록, 클래시컬 록 등을 넘나들며 팝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들은 아직도 팝 역사상 최고 그룹으로 평가받고, 1967년에 발표한 음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는 역대 최고 명반으로 손꼽힌다.

비틀스는 1970년,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의 불화로 해산했다. 그 뒤, 개별 활동에 대해서는 비판도 많았다. 전위예술가 오노 요코와 결혼한 존 레넌은 정치성을 띠고, 매카트니는 상업성에 물들었고, 조지 해리슨은 사운드가 약해졌고, 링고 스타는 코미디언이 됐다는 등의 내용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비틀스의 신화를 이어갔고, 재결합설도 끊임없이 나왔다. 그러나 1980년 존 레넌이 사망하면서 물거품이 됐고, 2001년에는 조지 해리슨도 사망했다.

비틀스의 곡 가운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 1위인'Yesterday'에는 재미있는 뒷얘기가 있다. 작곡자인 매카트니는 꿈에서 들은 멜로디를 바탕으로 작곡했다고 밝혔고, 그때의 제목은 'Scrambled Eggs'였다. 또, 매카트니가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혼자 불러 그의 솔로 음반에 넣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매니저인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말에 따라 제목을 한 단어인 'Yesterday'로 바꾸고, 비틀스 이름으로 발표했다. 특히 '팝을 클래식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극찬 받은 현악 부분은 매카트니의 반대에도 엡스타인이 넣었다.

'Yesterday'는 처음에는 홀대를 받았다. 1965년 영화음악 음반 'Help'에 실렸으나 실제 이 영화에는 나오지 않고, 음반에도 뒷면 끝쪽에 실렸다. 매카트니 혼자 북 치고(작곡), 장구 치는(노래) 곡이다 보니 하찮게 취급한 것이다. 이런 노래가 지금도 매주 수억원의 저작권료를 받는 매카트니의 대표적인 곡이 됐으니, 세상만사 알 수 없는 일이다.

폴 매카트니가 다음 달 초 한국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5월 예정됐다가 갑작스런 발병으로 취소한 지 1년 만이다. 1942년 생인 매카트니는 우리 나이로 올해 74살이다. 또, 'Yesterday'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50년 전이다. 매카트니가 더벅머리의 20대 때 부른 'Yesterday'는 익숙하지만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부르는 것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는 것은 비틀스 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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