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관광주간' 대구 98.4% 단기방학…맞벌이 부부 "얘들 어떡해" 한숨

입력 2015-04-09 05:00:00

대구 총 435개교 휴교에 참여, 여행업계 가족여행 상품 특수

대구경북지역 초'중'고등학교 대부분이 '봄 관광주간'(5월 1~14일)에 단기방학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기간을 활용해 자녀와 여행을 계획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휴가를 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를 맡기거나 같이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워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를 올해 '봄 관광주간'으로 정해 지난해에 이어 다양한 할인혜택 및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초'중'고교의 90%인 1만여 개 학교에서 단기방학을 한다. 자녀의 학업 때문에 지난해 행사 때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구지역은 이 기간에 총 435개 초'중'고교가 단기방학을 하기로 했다. 중학교 한 곳과 고등학교 6곳을 제외하고 대구 전체 학교의 98.4%가 참여한다.

이들 학교는 평일 기준으로는 2~5일을 쉬게 되고 일요일(5월 3일, 10일)과 어린이날(5월 5일)을 연계하면 최대 8일까지도 쉴 수 있다.

여행업계는 단기방학 기간에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들이 늘면서 벌써 기대에 부풀어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단기방학 기간에 가족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세월호 여파로 인해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학교들이 많은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국내 여행전문업체 관계자는"예년과 비교해 5월 가족여행을 떠나려는 고객이 20~30%가량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단기방학이 달갑지 않은 학부모들도 적잖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챙겨야 할 각종 행사가 줄지어 있어 생활비 지출이 1년 중 가장 많은 달 중 하나인데 여행까지 가게 되면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 주부 한주희(35) 씨는 "우리 가족 4명이 여행을 가면 교통비, 숙박비, 식비 등 수십만원 이상이 든다. 아이들이 잔뜩 기대하고 있어 여행을 가긴 하겠지만 이번 달에는 분명히 생활비가 마이너스가 될 것 같아 걱정이다"고 한숨지었다.

맞벌이 부부들도 단기방학이 반갑지 않다. 특히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맡길 곳을 찾으려 애를 쓰고 있다. 직장인 이정민(41) 씨는 "관광주간이라고는 하지만 중소기업에 다니다 보니 휴가를 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혼자 집에 둘 수 없는 노릇이라 맡길 곳이 없을까 너무 고민스럽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부모의 사정상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 도서관을 여는 등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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