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나른함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봄이 왔다. 들판에는 냉이와 쑥 등 봄나물들이 무거운 흙을 털어내며 고개를 삐죽 내밀고, 개나리와 목련도 앞다퉈 화사함을 뽐내고 있다. 벚꽃은 이미 흐드러지게 피어 연분홍 향연에 눈이 취할 정도다.
이처럼 대자연의 서곡을 알리는 봄은 그냥 시간이 흘러서 우리 곁에 오는 것이 아니다. 겨울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다가온 것이다.
지난달 31일 개통한 KTX 포항 직결선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53만 포항시민 품에 안겼다. 포항에 간이역이 생긴 지 100년 만에 고속철도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드디어 수도권과 포항이 2시간 30분대로 연결되면서 교통오지라는 불명예를 던져 버렸다. 2015년 봄이 예전의 봄보다 더한층 감격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KTX 개통은 단순한 철길 개통이 아닌 제2의 포항 도약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2018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와 동해중부선으로 이어지는데다, 영일만항 인입 철도가 완공되면 포항은 동해안의 교통 요충지이자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도약할 기회를 갖게 된다.
또 장기적으로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이어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이 됨에 따라 KTX 개통은 포항뿐만 아니라 동해안 일대의 획기적인 발전의 출발점이 된다.
이와 같이 지역개발에 있어서 교통 인프라가 갖는 효과는 상당하다. 우리 지역만 해도 포항~대구 고속도로 개통으로 대구와 포항을 불과 40분으로 단축시켜 대구시민과 포항시민의 교류가 한층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포항의 희망찬 내일을 맞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기다. 교통 인프라와 같이 하드웨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관광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절실한 시점이다.
포항시도 기업 유치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TX 개통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관광객 유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는 포항만의 특색있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개발해야 한다. 바다는 부산에도 있고 강릉에도 있고 서해도 있다.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포항제철소를 비롯한 제철산업 체험투어, 영덕과 연계한 해양체험투어 등과 같은 포항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것을 내놓아야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이 머물면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 20만 명의 태국 치앙마이는 백화점이 무려 4개나 있다. 5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과 쇼핑, 식도락은 따로 떼놓고 볼 수가 없다.
포항만의 관광, 쇼핑,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야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으며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시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자.
경북부 이상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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