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안경광학기기 소폭 늘어, 안경테·선글라스는 감소세
1993년 대구 북구 노원동에 자리 잡은 Y안경테 업체는 국산 안경테 수출이 급증하던 당시 뿔테안경 생산에 뛰어들어 일본'중국 수출 실적을 대거 쌓았다. 연간 매출의 60%가량을 수출에서 얻었고, 해외 바이어들의 러브콜도 꾸준히 받았다. 비결은 고강도 소재인 '울템'과 형상 회복력이 뛰어난 'TR' 등 신소재로 안경테를 생산해 보다 가볍고 튼튼한 뿔테 안경을 만들었던 것.
그러나 2000년대 후반 Y사는 중국 업체의 추격을 받으며 수출 이익이 조금씩 줄었다. 중국 업체들이 비슷한 소재를 이용해 안경테를 만들기 시작하면서였다. 특히 최근 2, 3년 새 국산과 비슷한 품질을 보이면서도 더욱 저렴하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요 거래처인 중국'일본 업체들이 Y업체와의 거래량을 조금씩 줄였고, 지난해 Y사의 수출 이익은 전년보다 800만원가량 줄었다.
김모(57) 대표는 "아직은 중국산 안경테의 강도가 국산보다 약하지만 조만간 추월당하면 우리 회사뿐 아니라 대구 안경테업체가 따로 살길을 찾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올해 안경 제조 70주년을 맞은 국내 안경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대구지역 안경제조업체(2012년 기준)는 425곳으로 전국(502곳)의 84.66%, 종사자는 전국의 76.2%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안경산업의 메카로 통한다. 그런데 최근 중국 안경테 산업의 숨 가쁜 추격에 쫓기면서 이른 시일 내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6일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대구의 안경산업 수출 비중이 안경테와 선글라스에서 더욱 고부가인 콘택트렌즈와 안광학기기로 옮겨가는 추세다.
콘택트렌즈의 수출액은 2012년 1천438만달러에서 지난해 2천379만달러로 1.6배 늘었고, 안광학기기는 같은 기간 96만달러에서 145만달러로 1.5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대구의 효자산업인 안경테와 선글라스 수출액은 반대로 감소 또는 정체다. 안경테 수출액은 2012년 1억1천264만달러에서 지난해 367만달러(3.2%) 줄어든 1억897만달러로, 선글라스 수출액은 2013년 482만달러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471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업체가 세계 최초로 안경테에 적용한 TR, 울템 등 신소재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업체들은 가볍고 잘 부러지지 않는 이들 제품의 특성을 강점으로 수년간 일본 등 해외 중저가 플라스틱 안경테 시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세계 안경시장을 장악한 중국업체의 추격으로 국내업체들은 점차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수출시장도 바뀌고 있다. 대(對)일본 안경테 수출액은 2013년 3천200만달러에서 지난해 6.9% 감소했고, 중국(35.2%)과 영국(14.7%) 등으로의 안경테 수출은 증가세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안경산업을 섬유, 패션, 주얼리를 비롯해 IT 분야 등 다양한 산업군과의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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