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 1번지, 경북] <3>경산 타이코AMP

입력 2015-04-07 05:00:00

물류창고 화재 때 임직원 위기극복 감동…美 본사 1억 달러 전격 투자

타이코AMP 공장 전경과 제조 공정 모습.
타이코AMP 공장 전경과 제조 공정 모습.
지난해 7월 타이코AMP와 경상북도
지난해 7월 타이코AMP와 경상북도'경산시 간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장면.
한치희 대표이사.
한치희 대표이사.

미국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99개국에 9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커넥터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TE 커넥티비티(이하 TE). 이 회사 최고 경영진이 고심 끝에 TE 한국법인인 경산시 진량읍 경산1산업단지 내 타이코AMP(유)의 제2공장 신축 및 설비투자를 결심, 지난해 7월 경상북도'경산시와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북한 리스크와 비용 증가 등 여러 가지 대내외적인 여건상 국내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도, 이 다국적기업이 선뜻 국내 투자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신뢰로 똘똘 뭉친 노'사의 위기극복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산에 1억달러 이상 투자한다

타이코AMP 한치희 대표는 "TE 최고 경영진이 우선 내년 말까지 7천만달러를 투자해 경산4산업단지 내에 8만2천㎡ 규모로 제2공장을 신축하고, 글로벌 보험사 표준의 완벽한 안전화재예방시스템을 갖춘 물류창고를 완공할 예정이다. 공장을 신축하고 이곳에 생산라인을 확충하면 모두 1억달러 이상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경산1산업단지에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생산물량이 늘어나면서 제2공장 신축이 필요해 몇 년 전부터 부지를 물색 중이었다. 영천시 등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공장 이전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공장에서 가까운 곳에 제2공장이 있으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대구'경산 등에 거주하는 직원 및 10여 개 협력사 직원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인력 수급이 용이하다는 등의 이점 때문에 경산4산업단지에 입주하기로 최종 결정을 했다.

경산시에서도 고용 창출과 세수 증대 등을 위해 이 회사가 공장 증축 등에 필요한 부지를 개발, 선분양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이 회사가 조만간 개별형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경북도와 함께 조세감면 등의 지원을 한다.

한 대표는 "경산2공장 신축 및 설비투자도 의미가 있지만 더 획기적인 것은 TE 본사 차원에서 독일과 함께 한국법인을 하이테크놀로지 센서 연구소로 지정하는 등 장래성을 인정했기에 시사점이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타이코AMP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회사가 성장하면 고용 창출은 물론 하이테크놀러지 센서 연구소 구축으로 이 분야 우리나라 기술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노사의 위기 극복 과정을 보고 투자 결심

TE 이사회에서 한국법인 타이코AMP에 투자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2013년 7월 이 회사의 생산제품을 보관 중이던 물류창고 화재 발생 때 보여준 상상을 초월한 위기 극복 능력 때문이다.

타이코AMP에서 설계'생산하는 커넥터 제품은 군수용품, 항공, 선박'의료, 통신 및 모바일, 가전'전기 등 전 산업 분야에 널리 쓰인다. 이 회사 자체 아이템만 4천800여 개이고, 수입품을 포함하면 1만 개가 넘는다. 주력제품은 자동차 분야의 커넥터로, 현대'기아차는 물론 외국 자동차회사에도 납품을 한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커넥터 분야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라며 "세계적인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회사 물류창고 화재로 인해 국내외 자동차 및 전자회사 등에서는 납기 차질을 가장 걱정했다. 부품 생산은 물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때 타이코AMP는 그동안 쌓아온 납품사와의 신뢰를 한꺼번에 잃게 되는 큰 위기 상황이었다. 또 자동차 등 관련 업계에서는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완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위기가 오히려 전 직원들을 똘똘 뭉치게 해 '기적'을 이뤄내는 기회가 됐다. 윤정일 노조위원장은 "물류창고 화재 당시 회사가 큰 위기에 봉착했을 때 한 대표와 간부들이 퇴근을 하지 않고 6개월 동안 회사에서 숙식을 하면서 직원들을 독려했다. 직원들도 퇴근시간과 휴일은 물론 하계휴가까지 반납하면서 생산라인을 총 가동해 불량품 없이 납기일을 맞추는 등의 노력으로 회사 정상화시켰다"면서 "무너질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한 대표는 "당시 회사 전 임직원들은 물론 협력사, 원'부자재 납품회사 등이 삼위일체가 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기를 잘 극복해내자 TE 본사 이사회에서 그 저력을 보고 투자를 결심한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우리는 더 성장한다

TE가 100% 투자한 한국법인 타이코AMP는 1985년 12월 경기도 안성에서 설립됐다. 이후 경기도 안성공장과 경산1산업단지 내 공장을 통합, 1997년 경산공장으로 이전했다. 설립 초기 195억원이던 매출액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9천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48배가량 고속 성장을 했다.

주력제품은 자동차 및 전기'전자제품의 연결장치인 커넥터, 센서 등 각종 전자부품을 비롯해 네트워크 장비 및 소비자 가전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종업원은 700여 명이다.

이번에 공장 신축 및 설비 투자로 2018년까지 1억달러 이상 투자하면 본사 및 10여 개 협력사를 포함해 600명 정도의 고용 창출 효과와 연간 수십억원의 국세 및 지방세 세수 증대,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대표는 "현재 자동차용 커넥터 분야에서 40% 정도의 점유율을 2020년까지 60%까지 올리고, 앞으로 전기자동차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 대한 투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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