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정부 인증 무항생제 축산물…

입력 2015-03-31 05:00:00

알고 보니 동물용 의약품 상당수 사용…경북 잔류물질 미검사 50%

정부가 인증한 '무항생제 축산물'이 실제 표시된 것과 달리 항생제 등 각종 동물용 의약품을 상당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은 경상북도,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축산물 안전관리 실태'를 감사했다.

대구경북에서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은 198개 단체 중 소속 농가가 많은 상위 3개 단체를 표본조사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구입한 동물용 의약품 구입액이 두당 평균 1만1천25원(1만6천488두, 총구입액 1억8천여만원)으로, 일반 축산물농가의 구입액 6천989원(16만2천496두, 총구입액 11억3천여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2013년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농가가 사육한 전국 소와 돼지 3만8천여 마리를 대상으로 도축장 잔류물질검사를 한 결과 19마리에서 유해잔류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항생제 가축이 아닌 가축을 인증농가에 입식해 '무항생제 축산물'로 출하하기 위해서는 입식 후 최소 1년 이상 사육하도록 돼 있지만 상당수 농가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경북 상주'구미'경산'칠곡 등 5개 농가에서 한우 10마리를 입식한 뒤 최소 1일에서 최대 167일만 사육한 뒤 출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도축장이 잔류물질 검사를 하지 않은 일부 농가의 출하된 가축을 도축하는가 하면 살처분된 가축을 현재 사육하고 있거나 도축된 것으로 관리하는 등 이력관리시스템 운영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한 해 동안 경북 A도축장이 소를 출하한 529개 농장 중 389개 농장에 대해서만 잔류물질 검사를 하고, 140개 농장에 대해서는 검사를 하지 않아 미검사율이 26%에 달하는 등 경북'경기'충북'제주의 잔류물질 미검사 농장비율이 평균 50%에 육박했다.

또 이력관리시스템상 '사육'으로 표시돼 있는데도 실제 사육을 하지 않고 있는 소가 경북 12개 축협 소속 농가의 111마리였고, 살처분된 소가 '사육' 중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도 경북 13개 축협 소속 농가에서 212마리나 됐다.

이번 감사결과 농식품부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생산 인증을 받은 농가들도 도축 전 일정 기간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휴약기간 규정을 제외하면 약품 사용 규정에 있어 일반 농가들과 차이가 없었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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