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문 도서 기부, 책읽기 확산시키는 계기 돼야

입력 2015-03-28 05:00:00

다음 달 1일부터 대구에서 '인문 도서 기부 릴레이 사업'이 시작된다. 초중고 학생의 인문학 책 읽기를 돕기 위해 매일신문사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시 교육청, NH 대구농협은행 등이 힘을 합쳐 개인과 기관 단체가 인문학 책을 기부하자는 것이다. 기부자가 스마트폰 앱이나 지정 계좌로 기부하면 이를 모아 학교에 책을 사주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인문학의 위기 시대'를 넘어 '인문학 멸절 시대'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요즘, 시기적절하고 큰 의미가 있다. 어릴 때부터 학생에게 인문학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고, 책을 읽는 풍토를 만들 수 있어서다. 또한, 방법도 바람직하다. 실제로 학교 도서는 학교나 교육청이 필요에 따라 사업비를 편성해 사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책을 충분하게 확보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업은 기관단체를 시작으로 대구 시민 전체가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일정 절차를 거쳐 기부가 확정되면 이 사실을 SNS를 통해 알릴 수 있도록 해 또 다른 기부자를 릴레이식으로 연결, 확산시키는 방법이다. 시민 모두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뿐 아니라 학교 교육에 직접 참여한다는 자긍심을 갖게 하자는 목적도 있다.

책 읽기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대학 진학에 목매달고, 대학에서는 취업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 풍토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는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이 OECD개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것과도 맞물린다. 이를 벗어나려면 강제로 책을 읽게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최근 안동도서관은 읽고 난 책을 가져오면 책값을 돌려주는 새 책 드림 서비스를 기획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회 전체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책을 사주는 것과 함께 이 책의 활용에 대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야 성공한다. 현재 학교에서는 교과연계 독서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교과 수업과 관계한 여러 책을 소개하고, 책을 읽도록 이끄는 방법이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 초등학교부터 책읽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인문 도서 기부 릴레이 사업이 학교와 대구의 독서 풍토에 새 바람을 부를 수 있도록 각계각층과 대구 시민의 능동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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