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사드배치는 흥정 대상 아니다"

입력 2015-03-28 05:00:00

정부 중·미 사이 줄타기 외교 두고 "두 문제 협상·흥정의 대상 아니다"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줄타기 외교에서 실리를 명분으로 중국의 손을 먼저 들어줌(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에 따라 향후 한'미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여부를 두고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정부와 여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중국의 요구를 먼저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AIIB의 가입을 전격 결정한 것은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미국과 중국에 하나씩 주고받는 균형을 맞추려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27일 AIIB 가입과 사드의 한국 배치를 연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사드 문제와 AIIB 문제를 등가라든가 교환의 대상, 협상'흥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인 만큼 2개를 분리해서 봐야 하고 그게 국익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미국이 한국의 AIIB 가입에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AIIB 가입이 한'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당에서도 두 문제를 함께 고려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7일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연관시킨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정부의 균형외교 기조를 감안하면 향후에는 미국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27일 '한국이 미국의 사드 배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한국이 AIIB 가입을 선택했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AIIB 가입으로 국내의 사드 배치 반대여론이 잦아드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