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정몽주 생가 5월 완공…"포항과 출생지 논란 종지부"

입력 2015-03-20 05:00:00

22억 들인 임고면 우항리 중창…시비 등 함께 충효 교육장 이용

향토사학자 전민욱 씨가 영천시 임고면 우항리에 조성 중인 정몽주 생가를 가리키고 있다. 민병곤 기자
향토사학자 전민욱 씨가 영천시 임고면 우항리에 조성 중인 정몽주 생가를 가리키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에 건립 중인 포은 정몽주(1337~1392)의 생가가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영천시는 포은 선생의 충효사상을 재조명하고 역사문화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13년부터 사업비 22억원을 들여 '정몽주 생가 복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정몽주의 생가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복원' 대신 '중창'으로 표기하고 있다.

영천시 임고면 우항리에 조성 중인 포은 생가는 4천990㎡ 부지에 안채와 사랑채, 부엌채, 영당 등이 이미 들어섰다. 현재 대문채를 건립 중이며 포은 시비와 동상, 소공원, 관리사 등은 5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포은 생가 자리에서는 2010년 주춧돌로 추정되는 돌과 기와 조각 및 도자기 파편이 발견되기도 했다.

영천시는 생가 건립을 계기로 정몽주의 출생지를 두고 포항과 빚었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여러 문헌으로 보면 정몽주의 출생지는 영천이라는 것. 1530년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과 1580년 간행된 포은 문집(교서관본), 1584년 서애 류성룡의 '연보고이'(포은선생 문집) 등에는 '포은 정몽주 선생이 영천 동쪽 우항리에서 태어났다'고 기록돼 있다.

2008년 포항시가 (재)한국산업전략연구원에 의뢰해 나온 '포은 정몽주 생가터 조사 연구보고서'에서도 '포은 정몽주의 출생지가 영일(현 포항)임을 입증하는 자료는 없는 듯하다. 포은 정몽주의 출생지는 영천 우항리'라고 결론을 내렸다.

영천의 향토사학자 전민욱(56) 씨는 "포은 생가 조성으로 정몽주의 출생지가 영천임을 확고히 하게 됐다. 인근 임고서원의 선죽교, 포은유물관, 충효문화수련원 등과 어울려 영천이 충효 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은 선생은 19세 때인 1355년 부친상을 당해 임고서원 뒷산에 있는 묘소 인근에 여막을 짓고 3년간 시묘살이를 하며 유교의 예법에 따라 상례를 치렀다. 10년 후인 1365년 모친상을 당했을 때도 3년간 시묘살이를 하며 효를 다했다. 고려사회의 사대부들은 불교의 법도에 따라 통상 100일 만에 탈상했다.

포은 선생의 지극한 효성이 알려지자 조정에서 세운 유허비도 남아 있다. 유허비는 포은 생가에서 700여m 떨어져 있다.

정연통 (사)포은선생숭모사업회장은 "생가 복원으로 우리나라 성리학의 원조인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효사상을 되새기고 역사에 길이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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