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후보로 진영환 삼익THK회장이 합의 추대되면서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고조됐던 지역 경제계의 긴장감이 해소됐다.
다른 후보로 거론됐던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의 '아름다운 양보'로 가까스로 경선을 치르지 않게 됐지만, 이번 상의 회장 후보 합의 과정은 막판까지 단일화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만큼 '극적'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2001년 노희찬 상의 회장(17'18대)이 첫 합의 추대로 취임한 이후 이번처럼 상의 회장 선출일을 겨우 5, 6일 앞둔 시점까지 단일 후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적은 없었다. 현 김동구 상의 회장도 선거일을 2~3주 앞두고 단일 후보로 내정된 바 있다.
이번 대구상의 회장 후보 단일화는 최근 한 달간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 회장은 "합의 추대 전통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후보 단일화가 안 되면 (단임 약속을 깨고) 제가 연임을 하더라도 경선은 막겠다"고 엄포(?)를 놨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후보 단일화는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진 회장과 이 회장 두 후보는 이달 들어서만 네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어느 쪽도 쉽게 양보하지 못했다.
두 후보가 지역 주력산업인 기계금속업계와 자동차부품업계를 대표하는 CEO인 만큼 양 업계의 지지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경선 불가를 한목소리로 외치면서도 "조율이 잘 안 된다. (지금에 와서 양보할) 명분이 없다"고 내내 답답해했다.
대구상의가 이처럼 회장 합의 추대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는 선거 후 지역 경제계의 분열을 우려해서다. 대구상의는 1997년 상의 회장 선거 때 후보끼리 맞고발 사태가 일어난 바 있고, 1999년에는 예상 입후보자들이 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위임장을 받기도 하는 등 선거가 과열되면서 지역 경제계에 상당한 파열음을 일으켰다. 이번처럼 양 후보가 팽팽할 경우 지역 경제계가 선거 후 분열이라는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이달 12일 새 상공의원 112명이 선출된 후에도 후보 단일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선거인단에 해당하는 새 상공의원은 19일 임시총회에서 새 상의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이들은 총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 와중에 시중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돌았다. ▷양 후보 간 막판 극적 합의 ▷경선 ▷현 회장의 연임 ▷제3후보 등장이다. 그 중에도 '경선 불가피론'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대구상의가 상공의원들에게 총회 소집 통보서를 발송하는 14, 15일은 경선이냐 합의 추대냐를 가르는 사실상의 'D-데이'. 결국 진 회장과 이 회장의 다섯 번째 만남이 있은 14일 이 회장의 양보로 대구상의 회장 후보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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