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연료단지 주민 168명 폐질환 확진

입력 2015-03-10 05:00:00

영남대의료원 576명 건강검진,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 145명 등 새로 진단

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이하 연료단지) 인근 주민에 대한 건강검진 결과, 폐질환이 있는 것으로 확진받은 환자가 16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63명 참여)과 올해 1월(413명 참여) 영남대의료원이 진행한 건강검진 결과, 모두 168명이 폐질환을 앓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3명이 진폐증 진단을 받았고, 145명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을 보였다.

특히 진폐증 진단을 받은 23명 중 7명(12월 검진 4명, 1월 검진 3명)이 새로운 진폐증 환자로 드러났다.

나머지 16명은 지난해 7월 환경부 조사 때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환경부는 이에 앞선 지난해 7월 주민 대상 건강검진을 통해 229명을 폐질환 의심자로 분류하고, 이 중 28명을 진폐증 환자로 진단했다. 이때 진폐증 환자로 진단받은 28명 중 이번 검진 미참여자 등을 제외하고, 16명이 다시 재검진을 받아 모두 다시 진폐증 확진을 받은 것.

1월 조사에선 지난해 7월 환경부 및 12월 건강검진에 참여하지 않은 과거 거주자 등 주민 413명을 대상으로 검진을 진행했지만 이 중에서도 진폐증 3명을 포함해 36명이 폐질환자 진단을 받았다.

연료단지 인근 주민 건강관리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건강관리협의회(시'구청 담당자, 의사 등 6명으로 구성)는 이달 5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연료단지와의 연관성 등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폐질환자 숫자는 확정하지는 못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예방의학 분야 전문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든 뒤 연료단지 등 주변 환경이 폐질환에 미친 영향 등을 판단해 환경성 폐질환자 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은희진 안심지역 비산먼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진폐증 환자가 추가로 나타난 것은 안심연료단지로 인한 주민 건강 피해가 그만큼 심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최종 확진을 해 주민들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유해한 입자나 가스의 흡입에 의해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이로 인해 폐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등이 이에 속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무서운 것은 폐 기능이 50% 이상 손실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급속히 악화되고 어떠한 약물치료도 폐 기능을 호전시킬 수 없으며 중증이 되면 24시간 지속적인 '산소요법'만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의료계에서는 폐암보다 더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발생 원인은 흡연이며 직업성 분진(예, 석탄분진)과 화학약품(증기, 자극물질, 연기)도 지속적으로 강하게 노출될 때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진폐증(pneumoconiosis)=폐 내에 분진이 쌓이면서 폐 세포의 염증과 섬유화 등의 조직 반응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호흡 곤란, 기침, 다량의 담액(쓸개즙) 및 배출 곤란, 가슴 통증(흉통) 등의 증상이 일어나며 진폐증에 걸리면 폐결핵과 기흉, 만성 속발성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은 물론 폐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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