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스캔들/루시 워슬리 지음/박수철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왜 수세식 변기가 널리 보급되기까지 2세기가 걸렸을까?" "언제부터 여자들이 속바지를 입기 시작했을까?" "왜 중세인들은 반쯤 몸을 일으킨 채 잤을까?"
이 책은 침대의 역사, 속바지, 수면의 역사, 침대 살인, 목욕의 몰락과 부활, 화장과 화장실, 욕실의 탄생, 하수 설비의 기적, 화장지의 역사, 난방과 조명, 부엌의 정체 등 가정생활에 얽힌 다양한 생활사를 그리고 있다.
책에 따르면 과거 침실은 사람들로 붐비는 공적인 장소였고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취침과 성생활을 위한 곳이 되었다. 욕실도 얼마 전까지 따로 분리된 공간이 아니었고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개인의 위생 관념이 욕실 공간의 발전을 가져왔다. 거실은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공간으로 집 주인이 손님들에게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난방의 필요성은 지난 몇천년 동안 가장 위대한 건축학적 발명품으로 평가할 만한 것으로 이어졌다. 바로 굴뚝이었다. 굴뚝이 없는 주택은 따뜻하기는 해도 끔찍한 연기와 더러움을 피할 수 없다. 굴뚝 덕분에 근대적 의미의 주택이 탄생했다. '메스꺼움'이라는 단어는 17세기 초반에 출현했다. 음식이 비교적 풍족할 때만 음식을 무시할 만한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빈곤한 시대에는 역겨운 음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20세기에 부엌과 거실이 제구실을 하도록 이끈 실질적인 주역은 환풍기였다. 레인지 위 덮개에 부착된 환풍기는 요리 냄새를 빨아들여 밖으로 내보냈다. 환풍기는 1930년대의 발명품이지만 부엌, 식당, 라운지 등의 기능이 서로 뒤섞이기 시작한 1960년대에 비로소 가정집 부엌에서 쓰이게 됐다. 394쪽, 1만5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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