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5일 포항상의회장 선거 후보자 자격 논란
포항의 새로운 경제수장 선출이 3월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출마를 선언한 포항상공회의소 회장(본지 1월 28일 자 1, 3면 보도) 후보군들에 대한 '자격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장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부재론'까지 일면서 지역 상공인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을 능가하는 지역경제계의 맏형 역할을 해야 하는데, 유력한 회장 후보군들이 공교롭게도 외주 파트너사 대표이거나 실소유주여서 회장이 되더라도 운신의 폭이 좁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병재(63) 범한산업 대표 겸 피앤피 주주, 윤광수(56) 해광기업 대표, 허상호(65) 삼도주택 회장(가나다순) 등 3명이 후보인데, 이들 중 박 대표와 윤 대표가 박빙의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또 허 회장은 이들 두 대표의 접전 사이에서 어부지리를 노릴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박 대표는 포스코 외주 파트너사인 피앤피의 실소유주이며, 윤 대표도 외주 파트너사 대표라는 점이다. 물론 박 대표는 상의 회장 출마를 위해 오래전 피앤피 대표직에서 물러난 상태이며, 윤 대표는 상의 회장 선거 전에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회사의 실질적 오너라는 점에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회사 운영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포스코 구매 및 계약 담당 팀장에게도 부탁을 해야 하는 입장에 있던 이들이, 포스코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제수장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지역 상공계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또 허 회장은 최병곤 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주택업체 대표라는 점에서 연이어 주택업계가 회장을 맡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상공인은 "포스코 외주 업무를 보던 업체 대표가 상의 회장이 된다고 해서 포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느냐. 포스코에 끌려 다니는 회장이라면 지역 경제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지역 경제계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 없다는 것도 아쉽고, 설사 그런 인물이 있다고 해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상의 선거에 나올 생각을 안 하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포항 경실련 관계자는 "외주 파트너사 대표들은 포스코의 한 마디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다. 그간 포스코에 기대서 많은 혜택을 받은 것도 사실이어서, 포스코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포항 상공인들의 대표로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지역 경제계를 이끌기 위해서는 포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조건의 인사가 후보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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