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분야 의외로 임금·환경 좋은 일자리 많아

입력 2015-02-12 05:00:00

대구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정미희 관장

"주변을 둘러보면 기술을 가진 여성이 일할 곳도 많고, 이들을 믿고 채용하는 회사도 많습니다."

대구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정미희 관장은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위해 수년간 일해왔다.

본인도 경력단절여성이었던 터라 이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어서다. 정 관장은 "주부들은 집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자존감을 잃기가 쉽다"며 "이들에게 취업은 자신의 존재를 느끼게 되는 일이며 삶의 새로운 목표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을 원하는 경력단절여성과 사람이 필요한 기업체 간 입장 차이가 커 쉽게 취직을 시키기가 어려웠다. 경력단절여성 상당수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한해서 '일하기 편한' 직장을 찾아서다. 정 관장은 "일자리 지원사업을 계속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낀 이유가 바로 이 미스매치 때문"이라며 "경력단절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라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기본적인 기술이 뒷받침된 사람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취업으로 잘 이어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서비스 업종에서는 경력단절여성이 원하는 수준을 맞추기 어려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조업종에서 여성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찾아봤다. 의외로 작업환경이 깨끗하면서 임금 수준도 적당한 일자리가 많았다. 정 관장은 "당장 성서산업단지에만 둘러봤는데 여성에게 맞는 일자리가 있더라"며 "여성들을 취업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역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윈윈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기술' 이었다. 업체는 기본적으로 기계와 도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여성이 필요했던 것. 정 관장은 이점에 착안해 기술교육을 해 인력난을 겪는 제조업체에 취업시키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특히 대구는 한 가지 일만 하는 여성보다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며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여러 가지 업무 가능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학과 영남대 교수들을 찾아가 직접 설득도 했다. 기업 현장의 대표에서부터 인사담당자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인성교육도 진행했다.

정 관장은 올해는 기술교육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기업들도 조금만 신경을 써서 인력난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경력단절여성이 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양성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면 한다"며 "전문가를 섭외하는 등 모든 분야를 우리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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