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울 환경부터 먼저 만들어야"

입력 2015-02-11 05:00:00

전문가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변화된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인식으로 결혼'출산부터 자녀 성장에 따른 연령별, 상황별 다양한 보육 서비스를 설계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한곤 한국인구학회장(영남대 사회학과 교수)은 "수당 지급 형태의 제도보다는 지자체 재정 부담이 적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저출산 대책으로 초혼 연령과 미혼율을 낮추는 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신, 출산 때 주는 일시적인 혜택과 함께 보육시설 확충과 야간보육, 종일보육 확대 등 양육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부모들이 출산정책으로 양육 부담을 던다는 인식이 생길 때 추가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역에는 국'공립 보육시설이 많이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확충이 시급하다. 대구에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42곳, 125곳 있다. 0~5세 전체 주민등록인구 대비(2013년 기준)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대구 인구 비율은 4.3%로 7대 도시(서울 12.6%, 부산 8.3%, 인천 8.5%, 광주 6.6%, 대전 5.2%, 울산 6.3%) 중 가장 낮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기혼여성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맞벌이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였다. 김형곤 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 인구사업과장은 "직장인 여성들의 경력단절 시기가 대부분 부모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자녀 취학 전에 발생한다. 직장인 여성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임신, 출산, 양육을 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도록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창훈 기자 홍준표 기자 허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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