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끌어 온 대구·구미 물 갈등 이젠 끝내자"

입력 2015-02-11 05:00:00

최정한 대구시 물관리 과장

영남의 젖줄 낙동강을 바라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을까? 개인적으로 한평생 물관리를 해 온 공무원으로서 남다른 소회가 있다.

1983년 금호강수질이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평균기준 197㎎/l일 때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구지방환경청 수질계장으로 1991년 3월 구미 페놀 1, 2차 사고와 대구염색공단 무단방류 사건을 겪었고, 대구시 공무원이 된 이후인 1994년이 되어서야 페놀오염사고 보상, 염색공단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1996년부터 위천국가공단 지정추진에 또 다른 낙동강 하류지역과의 물문제가 시작됐다. 이후 15년이란 긴 세월 끝에 2002년 수질오염총량관리제, 물이용부담금제도 등을 반영한 '낙동강특별법'이 시행되고 나서야 대구시는 국가산업단지를 만들게 됐다.

그러나 대구시민은 낙동강 페놀 유출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퍼클로레이트, 1.4다이옥산, 암모니아 사고 등 심각한 식수원 위험을 또다시 겪고 있다. 최근 20여 년간 대구시민들이 기억하는 낙동강의 대형 수질사고만도 8차례에 이른다. 시민들이 마시는 취수원 상류에 대규모 구미공단이 있다 보니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했다. 구미공단에서는 하루 43만㎥의 하폐수처리수가 방류되고 있다. 더욱이 2012년 구미 불산사고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형국이다. 대구뿐 아니라 칠곡, 성주, 고령민들이 맑은 물을 먹기 위해서는 대구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지역으로 이전하는 일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제 두 달 있으면 대구경북 지역에 제7차 세계물포럼이 열린다.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이 지역 간 갈등의 씨앗이 아니라 지역 상생의 모범모델로 자리매김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세계물포럼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대구 취수원 이전을 지역 간 물 분쟁의 해결사례로 자랑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최정한 대구시 물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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