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상담 늘어나 관리에 허덕…구·군별 1곳씩 인프라 확충 시급
인천 어린이집 학대 사건 등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인력 보강 및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중'동'서'북'수성구를 담당하는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과 달서'남구'달성군을 담당하는 대구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등 2곳뿐이다.
아동학대 상담을 하는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에는 10명, 대구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는 9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 상담사는 "최근 어린이집 학대 관련 문의가 부쩍 늘어나는 등 신고가 많이 늘었다. 이 때문에 상담사 1명당 하루 1, 2건의 사례를 새로 맡게 된다. 사례 한 건을 관리하는 데 3~6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신고가 새로 들어오는 만큼 업무가 누적된다"고 했다. 대구의 두 기관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012년 361건 ▷2013년 453건 ▷지난해 640건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아동학대 범죄를 엄벌하는 특례법(아동학대범죄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 법은 아동학대 범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나 전문기관 직원이 보호'의료시설에 즉시 피해 아동을 데려가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담사 김모(28) 씨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은 부모들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학대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고 집안 문제라고 주장하며 잘 협조하지 않는다. 위협을 당하거나 쫓겨날 때도 있다. 또한 모든 사례를 경찰관과 동행할 수 없어 조사 과정에서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피해 아동을 위한 전용쉼터가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구에는 전용쉼터가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마련된 1곳뿐이다. 이마저도 정원이 5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시설 부족으로 인해 피해 아동이 머물 곳이 없어 가정으로 다시 보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상담사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구'군별로 1곳이 설치되고, 인력도 충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칠곡계모 사건 등이 이슈화되면서 전문기관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올해 상담 인력을 일부 보강하고 북구 쪽에 기관을 1곳 더 설치할 계획이다"고 했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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