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훈풍타고…'건설명가 대구' 재건

입력 2015-02-05 05:00:00

외환위기 버텼던 대구 건설사들…다져온 내공, 파죽지세 세 확산

대구 아파트 신규 분양 열기에 힘입어 지역 건설사는 봄날을 맞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큰 파고에도 스러지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화성, 서한, 태왕 등이 아파트 경기 호황에 힘입어 몸집 불리기와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고 토목건축으로 맷집을 키웠던 서림, 홍성 등도 아파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역 건설사들 봄날

서한, 화성, 동화주택 등은 2011년 말 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내실을 다지고 몸집을 불렸다.

서한은 이 시기에 '경산 펜타힐즈 서한 이다음'을 시작으로 대구혁신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 달서구 도원동 등에서 6개 단지를 내리 완전분양했다. 최근 달서구 대곡지구 택지 입찰전쟁에서도 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낙찰받았으며 앞서 동구 불로동 서한 이다음의 분양 성적도 좋았다.

서한은 올해에도 5천500억원 규모의 분양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실적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역 건설사 한 임원은 "서한의 자체 사업 비중은 2013년 28.6%에서 지난해 51%까지 증가했다"며 "저가용지 매입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어 분기별 영업이익 100억원을 넘어 이익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6.7%, 35.9% 증가한 5천539억원, 5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한은 해마다 40여 명 안팎의 신규직원도 채용하고 있다.

화성산업, 동화주택도 지역 건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화성은 침산동 화성파크드림을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테크노폴리스에서도 100% 분양에 성공했다. 테크노폴리스의 경우 비슷한 시기 지구 내 역외 업체가 분양했던 단지의 분양 성적이 저조했던 것을 감안할 때 대구 건설사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동화주택은 지역 건설사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서재지구 1'2'3차 단지 3천여 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지역 건설 토양 다진다

아파트 분양 열기는 지역 건설 토양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IMF 이후 대구 건설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청구, 우방, 보성 등이 스러졌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100위권 안 업체로 청구, 우방, 화성, 보성, 동서, 영남 등 지역 주택건설업체 7개사가 포함됐고 한라주택, 대백건설, 창신, 평광 등도 200위권 안에 들었다. 등록업체 이외에 삼산 등 10개사가 더 있었다.

현재는 이들 업체 대부분이 무너졌지만 청구, 우방, 보성이 남기고 간 무형의 유산은 대구 건설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고 부동산 열기가 순풍을 타면서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으며 단단한 시행사를 중심으로 건설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대구 건설이 제2의 부흥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건설사 한 임원은 "과거 청구, 우방 등 전국을 호령했던 지역 건설사들의 뿌리와 업무 노하우는 고스란히 지역 건설사들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후 청산 절차를 밟았던 한라주택의 브랜드 한라 하우젠트는 지역 중견시행사인 리코가 인수해 명맥을 이으면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리코는 한라의 주택 브랜드 '한라 하우젠트'를 사용하는 종합건설사 한라공영 법인 등록을 마쳤고 재개발 사업까지 수주했다.

동화주택도 최근 2세들이 경영 전반에 뛰어들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화주택은 수성의료지구 내 민영주택 개발부지를 1군 업체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최고가 입찰에서 낙찰받기도 했다.

서림과 홍성건설 등 지역 중견 건설업체도 아파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서림은 800여 가구의 부산 재개발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홍성건설도 '블루핀'이란 이름으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서림 임규춘 대표는 "건설사들이 단순도급 형태의 하도급만으로는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낳지 못한다"며 "아파트나 직주거 관련 사업을 직접 해야 지역 경제에 파급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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