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고 물 새는 포항 '첫 얼굴' 시외버스터미널

입력 2015-02-04 05:00:00

개장 30년 건물 낡고 비좁아 지하수전실 전기사고 우려…年 보수만 2억 들어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이하 포항터미널)이 30년 이상 된 낡은 건물과 비좁은 공간 탓에 이용객들의 불편을 사고 있다. 터미널은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처음 대면하는 '얼굴'이다. 그러나 지금의 포항터미널은 어디에도 내보이기 부끄러운, 때 묻은 얼굴이 되고 있다.

포항터미널이 처음 문을 연 것은 1985년 1월 29일. 현 건물의 준공은 이보다 앞선 1984년 12월 31일이다. 올해로 개장 30주년, 준공은 31주년이 됐다. 대지면적은 2만27㎡, 건물면적 6천689㎡이다.

지어진 지가 워낙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현재 곳곳에 균열과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한국전기안전공사는 "포항터미널은 지하수전실 주위의 누수 현상으로 인해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하절기에 대형전기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설비에 대한 점검 및 개보수를 지시했다.

또한 최근에는 터미널 건물 외벽 일부가 내려앉는 침하현상이 발견되는 등 안전문제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벌어지고 깨진 창문 및 출입구 틈새에서 계속 바람이 들어오다 보니 추운 겨울철인 요즘에는 난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포항터미널 관계자는 "매년 건물 보수에만 1억~2억원은 쓰고 있다"면서도 "고쳐도 건물 자체가 옛날식 구조에다가 기본 시설들이 워낙 낡아 별로 효과도 없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청 홈페이지나 포항터미널 민원함 등에는 부족한 시설을 비난하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화장실과 대합실 등 시설물의 노후화와 이용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다. 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게재한 한 민원인은 "화장실이 낡아 냄새가 나고 불쾌했다. 매표소도 조립식 가건물로 지어져 있고, 곳곳에 때가 묻어 있는 등 도저히 경북 제1도시라는 포항의 터미널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포항시는 현 남구 상도동의 터미널을 KTX역사 신축예정지 인근인 북구 흥해읍 성곡지구에 옮기는 도시계획 방안을 2001년 9월 25일 경상북도 고시 제288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정작 해당사업은 현재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터미널 신규 이전에 약 700억원의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뜻 나서는 민간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다.

포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휘 집행위원장은 "워낙 낡은 건물과 시설로 '정말 경북 제1도시의 터미널이 맞나' 싶어 깜짝 놀라게 된다"며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면 조형물을 짓기보다는 이들이 포항에 와서 첫 대면할 시설부터 개선해야 한다. 시민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라도 당장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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