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액상발효조미료 놓고 4세대 '맛 大戰'
라면 전쟁보다 더 격한 전쟁을 치른 게 '미원'과 '미풍'으로 대표되는 조미료 전쟁이다. 조미료 전쟁은 1960, 70년대의 발효 조미료, 80년대의 종합 조미료, 2000년 천연조미료를 놓고 벌인 3번의 전쟁이다. 최근 4세대 조미료 전쟁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대상과 CJ뿐만 아니라 샘표와 풀무원까지 합세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 입맛을 잡아라, 조미료 전쟁
국내 조미료 제품은 1세대(미원), 2세대(다시다), 3세대(산들애, 맛선생) 등으로 변화해 왔다. 국내 조미료 시장의 역사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조미료는 60,70년대 발효(화학)조미료, 8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종합조미료, 2000년 천연조미료, 그리고 올해 액상발효조미료 등 시대 변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1963년 개발된 국산 조미료 1호인 발효조미료 미원은 한국인의 입맛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부엌을 지켜왔다. '맛의 혁명'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일반 주부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미원은 제1세대 조미료. 일본의 '아지노모도' 제품밖에 없던 1950년대 미원(현재 대상)이 일본에서 조미료 제조공정을 익혀와 우리 입맛에 맞게 선보였다. 하지만 80년대 들어 천연복합조미료에 왕좌를 내주고 해외 및 업소용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80년대 이후에는 기존의 MSG를 바탕으로 쇠고기, 파, 마늘, 양파 등의 양념을 혼합한 '종합조미료' 시대가 열렸다. 64년 '미풍'으로 조미료 시장에 진출했지만, 미원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제일제당(현재 CJ)은 75년 '다시다'를 출시하면서 조미료 시장의 변혁을 이끌었다. '다시다'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로 소비패턴의 변화가 일어난 80년대에 발효(화학)조미료의 단조로운 맛에 대한 불만과 천연 양념의 다양한 맛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조미료 시장의 대명사가 됐다. 미원은 '맛나' '감치미' 등 대응 제품을 내놓았지만 '다시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천연조미료' 시장을 놓고 맞붙었다. 3라운드에 접어든 것이다. CJ제일제당이 프리미엄 조미료 '산들애' 최고급 버전인 '100% 원물 산들애'를 출시하자 대상이 같은 콘셉트의 '맛선생 100% 원물'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4세대 조미료 전쟁
최근 들어 '4세대 조미료'로 떠오르고 있는 액상발효조미료를 놓고 식품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조미료 시장 규모는 2011년 4천300억원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는 반면 천연조미료 시장은 2012년 238억원, 2013년 400억원, 2014년 450억원을 형성한 데 이어 올해는 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액상조미료 선두주자 격인 샘표식품 '연두'는 100% 콩을 발효한 순식물성 맛내기 제품으로 출시하자마자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다 보니 시식용으로만 샘플 100만 병을 넘게 뿌리며 다시 한 번 '국민 입맛 길들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판매 제품 9병당 1병꼴로 미역국에 넣는다면 전 국민이 두 번씩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샘표 관계자는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변하면서 우리 고유의 감칠맛을 낼 수 있다"며 "다른 조미료와 달리 요리의 식감을 제대로 찾아주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대상도 액상조미료 '요리에 한수'를 내놨다. 콩 발효액에 채소, 소고기 육수를 주원료로 사용했다. 이에 앞서 신송식품이 콩 메주 발효액에 채소들로 두 번 발효한 액상 조미료 '신송요리가 맛있는 이유'를 출시했다.
동아쇼핑 식품점 관계자는 "웰빙 바람을 타는 이유와 함께 위해성 논란이 있는 제품보다는 천연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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