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IT의료기기·3D 프린팅…미래 신성장동력 장착
1969년 전자단지 제1공구 85만여㎡ 조성으로 시작한 구미국가산업단지. 대한민국 IT 산업의 발상지로 그동안 국가 경제 성장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구미 1산단의 노후화와 안전 문제, 휴'폐업부지 증가, 청년층의 취업 기피, 입주기업의 경쟁력 약화'영세화 등의 문제는 구미산업단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미 1산단이 지난해 중앙정부의 혁신산업단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사업이 본격화, 구조고도화 및 재생 사업에 최대 3천억원이 들어오는 것을 비롯해 모두 9천억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창조경제 거점으로 재도약하는 구미산단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녹슬어가는 구미산단
전자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산업단지로 조성된 구미국가산업단지. 40여 년 전 구미 1산단(1천22만2천㎡)이 조성된 뒤 2'3'4산단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현재 면적은 2천462만8천㎡로 늘었다. 또 4산단 확장단지(240만6천㎡)와 5산단(934만㎡)이 개발 중이어서 구미산단은 모두 3천637만㎡(1천112만 평)로 불어났다.
그러나 구미산단은 최근 모바일'디스플레이 등 주력업종의 경쟁력이 쇠퇴하고, 새로운 산업환경 변화에도 대응하지 못하면서 노후화'영세화'공동화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 2010년 88.9%였던 공장 가동률은 2013년 68.9%로 뚝 떨어졌으며, 휴폐업 상태이거나 단순 창고임대 등으로 사용되는 사실상의 유휴부지가 65만㎡에 이른다. 수출 실적도 2005년 305억달러로 300억달러를 처음 넘긴 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는 325억달러로 곤두박질치는 등 10년째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구미의 전국 대비 수출 비중은 2005년 10.7%에서 9.4%(2007년), 8%(2009년), 6.0%(2010년), 지난해는 5.6%로 추락했다. 주력 품종인 휴대전화'LCD'모니터 등 전자제품 수출이 매년 감소하는 탓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구미의 삼성, LG 계열사들이 최근 수도권 및 베트남 등 해외사업장의 생산 비중을 계속 늘리면서 구미지역의 생산 물량은 그만큼 줄고 있는 것이다.
◆더욱 나빠지는 환경
최근 구미산단을 떠난 대기업 공장 부지들이 잇따라 소필지로 분할 매각되고 있다. 구미 1산단 내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흑백TV 모태 공장이던 메르디안솔라앤디스플레이 공장은 최근 23만여㎡ 부지 중 10만여㎡에 대해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분할 매각 승인을 얻어 소필지 분할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옛 한국전기초자 구미 2공장 부지는 소필지로 분할 매각돼 최근 중소기업 20여 개가 입주했고, 구미 1공장 부지 5만4천여㎡는 분할 작업 중이다. 옛 동국무역 방직 1공장 부지 24만여㎡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구미공장 부지 39만1천여㎡, 옛 이화섬유'쌍마섬유 부지 등도 수년 전 분할 매각돼 중소기업이 대거 입주했다.
구미 3산단 내 옛 삼성코닝정밀소재㈜ 구미사업장 부지의 절반 정도인 11만여㎡도 다른 회사에 매각돼 이 중 8만여㎡가 소필지 분할매각 작업 중이다. 이런 영향 등으로 구미산단 내 50인 미만 소기업 비중은 2006년 45.3%에서 2013년 66.8%로 크게 늘었다. 임차 공장 비중도 48.2%를 차지해 지가 수준이 높은 수도권(서울 40.4%'반월 57.3%)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마구잡이식 소필지 분할 매각은 구미산단의 규모 영세화는 물론 주차공간 부족 등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갈수록 악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구미 1산단은 산업시설이 전체 면적의 80%를 차지해 공원'녹지'주차장이 절대 부족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구미산단의 혁신기반'인적자원'산업집적 정도 등 혁신 잠재력과 활력지수는 전국 산업단지 중 2위 수준이다. 특히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대기업이 58개사(2.9%)나 입지해 반월(1.9%), 남동(0.5%), 서울디지털(0.8%) 단지보다 더 많다. 또 전기전자'메카트로닉스 관련 기업이 70%에 달해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융복합이 쉽다. 연구개발 투자비도 경북이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4위 수준으로 높다.
단지 노후화에 따른 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구미산단은 축적 기술'집적된 산업'혁신지원기관 등을 다량 보유한 강한 경쟁력을 지닌 산업단지다. 구미시가 최근 구미 1산단 내 180개 입주기업체에 대해 업종전환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38.3%가 업종전환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 업종고도화 추진도 쉬운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엔 신재생에너지'IT의료기기'탄소소재'3D 프린팅 등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군이 새롭게 형성돼 미래 먹거리 발굴이란 측면에서도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래된 산단을 개조하기 위해 모두 9천억원대의 국책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된다는 소식에 구미산단은 들뜨고 있다. 준공 40년이 지난 1산단에 최대 3천억원이 투입돼 구조고도화 및 재생 사업이 이뤄지는 것을 비롯해 2천500억원이 투입되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도 시작되는 것이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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