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웰빙산업 허브 '영양'] <1>멸종위기鍾 증식·복원·보존 컨트롤타워

입력 2015-01-28 05:00:00

스라소니·사향노루·산양…야생동물 서식 최적지 각광

백두대간과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한 청정 영양지역은 생태
백두대간과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한 청정 영양지역은 생태'웰빙'의료 등 미래 신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영양군이 서울대 수의과학대와 공동으로 증식사업을 추진해 온 붉은 여우들. 영양군 제공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감도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감도

'육지 속의 섬 영양', '오지 영양'이 주목받고 있다. 개발 소외로 고스란히 보존된 천혜의 자연과 오염되지 않은 지역 자원으로 전국 최고 청정지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백두대간과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한 영양은 생태'웰빙'의료 등 미래 신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일월산과 일월산에서 시작된 반변천은 우리나라에서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으로 사라져 가는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복원과 보존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 탈바꿈하고 있다. 게다가 산나물과 신약 자원 등은 건강과 웰빙을 뛰어넘어 미래 의료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청정 수하계곡의 밤하늘은 머지않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제밤하늘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지구촌 별지기들과 생태'의료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신문은 달라지는 영양군의 모습을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기후변화'환경오염 등으로 늘어나는 멸종위기종

우리나라는 야생 동'식물 보호법에 따라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을 지정 관리하고 있지만 4~7년 주기로 갱신되는 멸종위기종 생물체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89년 92종에 불과하던 멸종위기종 야생동'식물 수는 1993년 179종, 1998년 194종, 2005년 221종으로 증가했으며 2012년 이후에는 246종이 지정, 관리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멸종위기종 증식'복원사업은 2006년 6월 국가 차원에서 종합계획을 수립했으며, 수정과 보완을 거쳐 36종에 대해 증식'복원과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사업 초기에 개체 희생이 있었으나 현재는 야생에서의 안정적인 출산 증가 등에 따라 29마리가 자연에 적응하고 있다. 또 산양은 해마다 폭설과 불법 엽구 등으로 고립된 개체들을 치료해 야생에 다시 돌려보내고 있으며, 2006년 9마리뿐이었던 월악산 산양은 현재 43마리까지 증식했다.

여우는 지난 2013년에 이어 지난해 9월에도 야생성이 우수한 6마리를 소백산에 방사했으며 방사된 여우들은 건강하게 소백산에서 뛰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황새, 따오기 등의 조류와 장수하늘소, 붉은점모시나비 등 곤충류, 꼬치동자개, 감돌고기 등의 어류, 노랑만병초, 미선나무 등의 식물복원에도 성공했다.

◆멸종위기 생물종 증식'복원 컨트롤타워 영양

정부는 영양에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영양의 영산 일월산과 울진으로 이어지는 검마산 등에는 산양 등 우리나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중이다. 도시화, 산업화, 환경오염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파해를 덜 입고 있는 영양은 천혜의 자연과 동물들의 먹이사슬이 파괴되지 않고 있어 전국 최고의 야생동물 서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영양은 향후 멸종위기종 생물종들의 증식과 복원기술을 연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모두 841억여원이 들어가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건립사업은 영양군 영양읍 대천리 일대 258만3천700㎡의 부지에다가 증식복원연구시설을 비롯해 자연적응시설, 지원시설 등을 설치한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의 증식과 복원 기술을 위한 우리나라 핵심 기관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는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종 복원사업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한 사례로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총괄 관리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종 복원센터는 국가차원의 종 복원 계획 수립부터 핵심종 확보, 증식'복원연구, 기존 종 복원 기관과의 협업에 이르기까지 전문연구기관으로서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멸종위기 Ⅰ급인 스라소니, 사향노루, 나도풍란과 Ⅱ급인 금개구리 등의 동식물에 대한 증식'복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우'젖소 우량 유전자 보전 위한 종축 개량도

청정 영양지역이 한우와 젖소 등 국내 축산업 우량 종축 개량을 위한 최적지로도 자리매김한다. 젖소개량사업소와 한우개량사업소 등 한우와 젖소의 우량 유전자원 보전을 위한 종축 개량 기관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더불어 한우'젖소개량사업소는 영양지역이 생태자원의 보고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비 134억원 등 모두 138억원이 투입된 젖소개량사업소 영양사업장은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일대 30만㎡ 규모로 우량 정액을 생산, 보급해 우량한 씨수소 선발에 활용한다. 국내 낙농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사 4개 동과 퇴비사 2동, 정액제조실 1동, 스키더 로더, 트랙터 등 현대식 시설과 설비가 갖춰져 있으며 전담 수의사 등 전문 인력들이 젖소 씨수소 200두를 사육하고 냉동 정액을 생산하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병옥리 일대 14만㎡ 규모로 국비 130억원 등 모두 142억원이 들어가는 한우개량사업소 영양사업장은 우사 2개 동과 퇴비사 2동, 정액제조실 1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한우 씨수소 150마리를 사육해 우량 냉동 정액을 생산한다.

이 밖에 일월산 등 천혜의 생태자원이 고스란히 남은 영양지역이 강원도 양구군과 손잡고 전국 최대의 국가산채(산나물)클러스터로 지정돼, 산나물을 이용한 '생명 산업'을 이끌게 된다.

지난해 9월 사업이 확정된 산채클러스터 사업은 영양지역 38㏊와 양구군 9㏊의 땅 위에 만들어진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에 걸쳐 561억원(국비 414억원'지방비 147억원)을 투입한다.

영양지역에는 일월면 일대에 30㏊ 규모로 산채 약선식 체험관, 산채건강마을, 산채생산종자 연동하우스, 저온저장고 등이 들어선다. 양구군에는 해안면 후리와 방산면 현리에 백두대간 특화산채 생산단지(해안면 후리'3㏊), 산채생산 '휴'(休)마을(방산면 현리'6㏊)을 만든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영양지역의 청정 자연과 천혜 자원을 활용해 미래 산업인 생태와 웰빙'의료 산업 메카로 지역을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한우'젖소개량사업소, 웰빙 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산나물의 산업화를 위한 '국가산채클러스터' 등 국가사업을 잇따라 유치해 놓고 있다"고 했다.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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