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느끼는 책, 엄마·아빠가 함께 읽어주면 좋아
아이들이 책을 즐겁게 읽게 할 수는 없을까? 취학 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런 고민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책보다는 TV나 스마트폰, 인터넷 등 영상에 익숙해 문자가 대부분인 책에 흥미를 붙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창의력과 사고력은 독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책을 싫어한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아이들은 어떻게 독서지도를 하느냐에 따라 취학 후 학습능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 길들이기
7세 아들을 둔 김희정(37'달서구 월성동) 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나름대로 책읽기에 신경을 썼죠. 남들이 사는 전집도 사주고 책도 읽어 주곤 했는데 요즘 들어 아이가 유치원에 갔다오면 TV나 스마트폰만 보려고 하네요. 6세까지는 책도 줄곧 읽곤 했는데…." 김 씨의 아들은 6세에 혼자 더듬더듬 책을 읽을 정도로 한글을 깨쳤는데 도리어 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했다.
김 씨는 둘째 때문에 책 읽을 환경이 주어지지 않아서인지, 책보다 재미있는 스마트폰 탓인지, 아니면 자신의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아 독서 전문가들은 우선 책읽기 싫어하는 원인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박은정 독서지도사는 "지금 엄마가 권하는 책의 글씨가 너무 많을 수도 있어요. 한글을 깨쳤다고 엄마가 욕심을 부려 너무 어려운 내용을 권하는 것도 금물"이라고 했다. 박 지도사는 "그러면 책 읽기에 흥미가 떨어지고, 다른 놀이를 하고 싶은데 책 때문에 못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원인을 어느 정도 찾았다면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원하는 책을 구입하는 것이 시작이다. 엄마 마음에 들지 않아도 흥미를 느끼는 책부터 구입해야 한다. 아이가 고른 책을 칭찬하는 것도 잊지 말자. 책을 읽고 내용을 질문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책 읽는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두는 것이 좋다. 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거나 집안 여기저기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글을 읽을 수 있어도 엄마, 아빠가 함께 읽어 주는 것. 소리 내 읽는 연습도 필수이다. 낱권 구입은 기본, 전집보다 낱권 구입이 좋지만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분야의 전집도 한두 개 있으면 더 좋다.
대구YMCA유치원 박신자 원장은 "아이가 글을 읽게 되면 혼자서도 책을 읽지만 엄마, 아빠가 읽어주면 더 좋다"고 말한다. 책읽기를 통해 아이와 마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아이가 글을 읽게 되더라도 꼭 책을 읽어주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엄마나 아빠의 목소리를 통해 책을 접하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유아기는 맛보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많은 경험과 오감을 통한 학습이 중요하다"며 "그림을 보고 책의 내용을 유추하거나 부모의 음성으로 동화를 듣는 것은 아주 좋은 학습"이라고 말했다.
◆어떤 책 읽어 줄까
어린이 책은 성인 책과 달리 스테디셀러가 베스트셀러가 된다. 엄마들은 주로 입소문을 타고 오랜 기간 검증을 거친 책이라야 믿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2004~2014년) 교보문고 온'오프라인 판매 순위 집계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영국 일러스트 작가 캐롤라인 제인 처치가 그림을 그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였다. 2위와 3위는 '사과가 쿵' '책 먹는 여우'가 차지했다. 권정생의 '강아지 똥'(4위), 백희나의 '구름 빵'(5위),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6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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