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36년간 남한강 물 사용료 0원 … 깜깜이 행정의 특혜효과

입력 2015-01-19 15:20:50

사진, 오비맥주 홈페이지
사진, 오비맥주 홈페이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오비맥주가 지난 36년간 남한강 물로 맥주를 만들면서 최근까지 하천수 사용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하천점용 허가 및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 1979년부터 이천공장에서 18㎞ 떨어진 여주 남한강 물을 끌어와 맥주를 제조했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허가받은 취수량은 하루 3만5000t, 실제 사용량은 약 1만2000t이다. 공업용수 t당 가격 50.3원으로 계산하면 하천수사용료는 허가량 기준으로 한해 6억4000여만 원, 사용량 기준으로는 약 2억2000여만 원이다.

36년으로 계산하면 허가량 기준으로는 230억 원이 넘고 사용량 기준으로는 79억 원을 초과한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그동안 하천수 사용료를 내지 않았고 지난달, 여주시가 부과한 2009∼2010년 2년치 12억2000여만원 만을 납부했다는 게 양근서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지난해 12월 여주시청에서 2009년과 2010년에 사용한 하천수에 대해 12억여 원의 사용료를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며 1월 초에 여주시가 부과한 비용을 모두 납부했다고 알렸다.

오비맥주는 남한강 여주보 인근 800m 지점에서 물을 취수하고 있다. 현재 이 물은 파이프를 타고 오비 이천공장으로 옮겨져 맥주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하천수를 사용할 경우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취수 허가를 받고 사용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경기도는 "오비맥주의 남한강 물 사용료는 댐 건설법상 댐용수 사용료 부과 대상이므로 하천수 사용료 부과대상이 아니다"라고 했고, 여주시도 경기도가 부과하는 줄 알고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논란이 일자 여주시는 뒤늦게 2009∼2010년 2년치에 대해 사용료를 징수, 2011∼2014년 사용료도 이달 중에 부과할 계획이지만 2009년 이전 사용료는 지방재정법 소멸시효(5년)로 인해 받을 수가 없게 됐다.

오비맥주 측은 이천공장 가동 초기 남한강에서 끌어온 물을 이천시 식수로 공급하며 사용료를 면제받은 것으로, 이후 충주댐 완공(85년) 이후에는 '댐 건설 이전에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 물을 사용할 경우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는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 면제조항을 따랐으며 이어, "지난 2013년만 해도 주세로 납부를 한 금액이 1조2000억원, 법인세로 1200억원을 냈는데 한 해 6억원 가량의 사용료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천공장 설립 당시 미구축되어있던 공공인프라로 인해 수백억 원을 투자, 자체적으로 취수시설이나 송수관로를 직접 설치해서 이천 지역 시민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시설의 유지보수 비용만 연간 10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근서 의원은 "경기도와 여주시가 무지와 깜깜이 행정으로 일관하다 본 의원의 지적에 따라 뒤늦게 하천수사용료를 부과했다"며 "대기업인 오비맥주에 특혜를 준 것이고 세수입을 탕진한 것" 이라며 "국가자원인 강물을 공짜로 길러다가 맥주를 만들어 팔아왔다는 점에서 오비맥주는 '봉이 김선달'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며 "오비맥주는 공짜 물값의 사회환원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미디어부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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