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큰 선거가 없어 정치적으로는 조용한 한 해가 되지 않겠느냐고들 말씀하십니다. 선거 쏠림이 없어 박근혜정부 3년 차는 강력한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올해는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한 '정치의 계절'이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올해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겨누고 있는 '잠룡'이 출현하는 시기입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자천이든 타천이든, 세평을 등에 업고 언론이 잠룡을 소개하는 해가 됩니다. 언론 검증이 이뤄지는 중에 국민은 후보의 정치적 중량감이 대통령감인지 아닌지 여론조사를 통해 마음을 드러냅니다.
김영삼'김대중정부는 차치하고라도 노무현정부 이후부터는 여야에 항상 선 굵은 정치인이 존재했습니다. 이회창, 정몽준, 박근혜, 이명박, 정동영, 손학규 등은 상수(常數)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없습니다. 무주공산(無主空山)입니다. 야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안철수 국회의원 등이 있습니다만, 여권 주자는 올 초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 말고는 모두 커튼 뒤에 있습니다.
올해는 또 당'청 관계가 재정립하는 시기입니다. 당'청이 과연 결집한 단일 구도로 가느냐, 상호견제하며 긴장 모드로 가느냐가 결정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둔 현역 국회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운영을 직시합니다. 여론을 수렴해 판단합니다. 박근혜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이 총선에 유리한지, 동반자적 협력관계로 가야 유리한지 말입니다. 정부가 일을 잘해 지지율이 상승 곡선에 이르면 당은 등에 타려 할 것이고, 정부가 일을 못해 등을 돌리는 여론이 크면 거리를 두려 할 것입니다.
20대 총선을 준비하는 선거체제로 전환하는 시기도 바로 올해입니다. 지역별 정책개발이 이뤄지고 여야는 전략지역, 우호지역 비우호지역 등을 나눠 공략 방법을 개발합니다. 현역 국회의원은 공천 룰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눈치를 보면서 지역구를 샅샅이 누벼야 합니다. 도전자들은 여의도와 출마 희망 지역을 오가며 당심과 민심을 붙들어야 합니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구조개혁, 창조경제, 내수확대' 3대 성장이 가시적 성과를 낼지 주목되는 한 해입니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공직자 표심이 출렁일 수 있습니다.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활성화가 골자인 일명 '초이노믹스' 즉,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1년 평가가 이뤄지는 것도 올 초입니다. 정가에서는 2월 5월 개각설이 파다한 데 이번만큼은 참사가 아닌 참된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도 크나큰 정치적 현안이고 지금 분위기로는 올 상반기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변화 가능성은 늘 모든 이슈를 덮어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공한 정부였느냐 아니냐도 남북관계 설정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직돼 굳어버린 대일 관계를 풀어야 골든타임도 올해가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보수진영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선 외교적 성과를 내야 합니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결코 조용하지 않은 한 해입니다. 어느 때보다 정치를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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