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근대화 이끈 '민족 에너지'…21C에도 찬란한 빛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단어인 동시에 '이스라엘 정신'을 세계적 브랜드로까지 끌어올린 이스라엘의 정신적 자산 '후츠파'(Chutzpah) 정신. 전 세계적으로 '담대함'이나 '저돌적'을 뜻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으며 경영'경제계에서는 창업 정신을 의미하는 단어로 인식된다.
후츠파 정신은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며, 때로는 뻔뻔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는 이스라엘인 특유의 도전 의식이다. 이 정신은 가정교육부터 학교, 친목단체, 회사 등 이스라엘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세계 사람들은 2천 년 넘게 나라 없이 살아온 이스라엘이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민족으로 살아남은 이유로 후츠파 정신을 꼽고 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정신적 가치', 즉 '정체성'(Identity)에 주목하고 있다. 나라뿐만 아니라 고장들의 정체성을 찾아내 이를 공고히 다져야 더욱 강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상북도(도지사 김관용)도 경북의 정체성 찾기, 즉 '경북의 혼'을 통해 '미래 다지기'에 나서는 중이다. 수천 년 켜켜이 쌓여온 경북의 혼을 찾아낸 뒤 명확하게 정립, 경북의 에너지로 연결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보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일신문은 경북도가 수년 여의 광범위한 국내외적 연구 끝에 결론을 도출해낸 '경북의 혼'을 3회에 걸쳐 조명해보기로 했다. 고대'중세를 거치면서 항상 역사의 중심에 서 왔고, 대한민국의 근대화'산업화까지 이끌어온 경북의 혼(魂)은 과연 무엇일까?
◆경북의 혼(魂)
경북도는 경북의 혼(魂)으로 4대 정신을 담아냈다. 이 4대 정신이 '경북의 혼'이라는 것이다.
우선 선비정신을 이어왔던 경북은 올곧음, 정(正)의 정신을 가졌다. 다음은 새마을운동 등으로 상징되듯 신바람 나는 신(神)을 지녀왔다. 또 전란이 일어날 때마다 보여줬던 호국의 정신, 의(議)가 있고, 아울러 화랑정신'대한민국 산업화 등으로 대표되는 창조의 정신, 창(創)이 있다. 경북의 혼은 '정(正) 신(神) 의(議) 창(創)'이라고 경북도는 정리해냈다.
경북도는 이 네 글자를 알기 쉽게 풀어헤쳐 다시 경북의 혼을 한국 '정신의 창'으로 지칭했다. 경북이 걸어온 역사 속에 고대의 화랑정신, 중세 선비정신, 근대 호국정신, 현대 새마을 정신이라는 4대 정신이 녹아내렸고, 이것을 하나로 꿰뚫는 일관된 정신을 한국 정신의 창으로 정립한 것이다. 즉, 경북 혼은 한국 정신의 맥과 큰 흐름을 같이함으로써, 경북이라는 프리즘을 거치면 한국 정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아냈다.
경북도는 또 경북사람을 '길을 여는 사람들'로 지칭했다. 화랑정신으로 삼국통일을 이뤘고, 선비정신으로 영남정신문화의 중심에 섰으며, 새마을 운동으로 근대화를 이룩한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해 앞서 길을 연 것은 물론, 앞으로도 선도적으로 길을 열어 간다는 의미다.
경북도는 이와 함께 경북을 '한국정신문화의 본산'으로 정립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경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문화유산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어떻게 찾아내 정리했나
경북도는 경북의 혼을 정리해내기 위해 3년여가 넘는 세월동안 노력을 펼쳐왔다. 우선 2011년 10월 전국의 각계 전문가'학계'연구원 등 65명이 참여하는 경북 정체성 포럼을 구성했다.
이 포럼은 경북의 오랜 역사 속에 흘러온 경북의 DNA를 찾기 위해 4대 분과(화랑'선비'호국'새마을)와 통합위원회(4대분과 2명씩 및 전문가)의 연구진이 신라시대부터 현대까지 통사적 역사자료 연구에 나섰고 심도있는 논쟁을 벌였다. 또 직접 관련 현장을 찾아 경북의 정체성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화랑분과는 신뢰'화합 등 50여 개의 정신을 찾아 '밝고 열린 경북', 선비분과는 정직'정의 등 25개의 정신을 정리해 '미더운 경북', 호국분과는 애국'애족 등 21개의 정신을 찾아내 '나라 살리는 경북', 새마을 분과는 도전'창조 등 18개의 정신을 요약해내 '어울려 참 잘 사는 경북' 등 114개의 정신과 관련된 자료를 발굴했다.
또 통합위원회는 분과에서 발굴한 방대한 정신과 자료를 정리해 경북 4대 정신을 요약한 뒤 미래 지향적인 용어, 거부감이 없는 용어를 도출해내기로 방향을 정했다.
위원회는 이어 이어령 전 장관과 이문열 소설가 등 외부 각계 전문가 23명으로부터 자문했다. 결국 "한가지 용어로는 4대 정신을 모두 담는 것이 어려우며 자승자박(自繩自縛)할 수 있다"는 자문을 들었다.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난상토론을 거친 끝에 경북도는 마침내 경북 4대 정신을 도출해냈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경북의 혼'을 정리해놓은 결과물인 '경북의 혼, 한국 정신의 창'이라는 이론집을 지난해 말 완성'출간했다. 이론집은 총론과 각론, 결론 등 3부로 구성돼 있으며 442쪽 분량이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