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고교 동창생 열 명에게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것이 뭐니?'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10명 모두 돈이라고 대답했다. 오십 대의 나이에 가장 필요한 것이 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 '돈보다 건강이나 사랑이다'라고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건강도 돈이 있어야 지킬 수 있고, 사랑이나 우정도 돈이 있어야 유지할 수 있다'라는 반문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노인들에게 '도대체 얼마나 무능했으면 그 나이에 버스를 타고 다녀!'라며 경로석을 양보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과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노인들의 이야기 속에는 감춰진 돈의 위력이 숨겨져 있다.
사랑도 권력도 명예도 심지어 생명조차 돈으로 다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욱이 개인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또한 자본이라는 고상한 언어로 둔갑한 돈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것을 볼 때면 비애감마저 든다. 돈을 우리 사회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풍조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가히 돈은 신(神)적 존재가 된듯하다.
'돈'이라는 책을 쓴 보도 섀퍼는 논리적인 계산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주는 자가 더 많은 돈을 갖는다'라고 말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의미를 알아야 된다는 의미이다. 돈은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그래야 돈이 신(神)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손용석/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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