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조가 1일 오전 파업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36일 만이다. 노조는 13일까지 부분 파업을 하고 14일부터 다시 전면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경북대병원은 단체협약 해지를 노조에 통보하고 전 직원 2천939명 가운데 1천558명의 동의로 방만 경영 정상화 이행안을 반영한 취업 규칙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보건수당, 영유아 보육비 등 일부 복지비를 깎는 대신 이를 보전하기 위해 2호봉씩 올리고, 효도휴가비, 하계휴가비 등을 인상했다.
아직 불씨는 남았지만, 노조가 일단 전면 파업을 풀었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병원 측이 제시한 안을 보면 과연 경북대병원이 방만 경영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병원 측 설명에 따르면 복지비 삭감 등으로 깎이는 임금은 103만8천원이다. 반면, 보전된 금액은 이보다 25만1천원이 많은 128만9천원에 이른다. 경북대병원은 2012년 20억3천만원 적자에서 2013년에는 109억1천7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의 파업만으로 추산한 적자가 150억원에 이른다. 이런 면에서 이 안은 경영 정상화와는 크게 동떨어졌다. 그럼에도 노조 측은 이 취업 규칙을 거부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방만 경영 정상화 방안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종래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경북대병원 노사가 보이는 이런 식의 방만 경영 정상화 방안과 파업은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정부 기준을 적당히 따르면서 다른 한편으로 노조를 달래기 위해 실질임금을 올린다면 공공기관 개혁은 무조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개혁안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공공기관 개혁 과정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또한, 경북대병원 노조는 무조건 파업을 풀어 병원을 정상화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병원 측도 정부의 기준 맞추기에 급급해 경영을 악화시키는 당근 주기를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방만 경영에 따른 혈세 낭비를 막는 것이지, 서류상의 개선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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